[美 대선] 형사 재판 진행 중인 트럼프, 당선되면 재판 무효?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개 경합주에서 4승2무1패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그가 받는 형사 재판들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 추문 입막음 돈,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 문서 유출, 조지아주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4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그의 재판은 중단되거나 아예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형사 사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면서 “트럼프는 자신을 상대로 제기된 심각한 형사 사건 중 일부를 저지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라고 전했다.
연방 사건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의 기소를 막기 위해 자기 사면을 시도할 수 있다. 미국 헌법 제2조에는 대통령이 연방 범죄에 대해 사면을 내릴 수 있다는 권한이 규정돼 있다. 해당 조항에 따라 대통령은 본인을 포함한 연방 형사 기소 대상자를 사면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역사상 어떤 대통령도 스스로 사면한 적이 없어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방해 혐의와 마라라고 별장에서 발견된 기밀 문서 취급 혐의로 스미스 특검에 의해 두 건의 연방 사건에서 기소된 상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신임 법무장관을 임명해 본인의 사건을 맡고 있는 특별검사를 해임하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에게 특검을 직접 해임할 권한은 없지만, 신임 법무장관을 임명하고 그를 통해 특검을 해임할 수 있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신을 형사 기소한 잭 스미스 연방 특검을 해임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임명한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한 혐의와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했었다.
FT는 “이미 복잡하고 전례 없는 절차를 진행 중인 트럼프 담당 검사는 어쩌면 새로운 치명적인 법적 장애물을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주(州) 사건은 어떻게 될까. FT는 “조지아주와 뉴욕주 맨해튼의 사건은 법무부의 관할 밖에 있으므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이 사건들이 제대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범자 중 일부는 유죄를 인정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조지아주립대 법학 교수인 클라크 커닝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법무부를 통해 연방 법원에서 조지아 사건을 일시 중지하도록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맨해튼 사건은 원래 11월 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고가 예정돼 있었는데, 담당 판사는 선고를 대선 이후로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
이러한 형사 사건들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무효화 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선거인단을 통해 결정되며 선거인단이 승인을 마치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다. 이는 형사 기소가 선거 결과를 번복할 법적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대통령 당선인이 형사 기소되거나 심지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도 선거 결과 자체를 무효화 할 법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탄핵과 같은 의회 절차는 별개로 가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형사 기소에 대한 사안이 심각해지면 의회에서 탄핵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법적 절차보다는 정치적 과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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