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매체, 미 대선 ‘혼돈과 분열’ 주목 …아시아계 인종차별 우려도
중국 관영매체들이 5일 미국 대선 소식을 전하면서 혼란과 분열상에 주목했다. 인종갈등이나 대중국 인식 악화를 우려하는 중국계 미국인의 목소리도 전했다.
중국중앙TV(CCTV)와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으며 대선 결과가 확정되려면 3~4일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한 7개 경합주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동률이며 경합지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고 전했다.
CCTV가 전날 내보낸 ‘역대 5명의 미국 대통령들이 혼돈의 전투를 치르고 있다’는 기사는 이날 오전 포털 바이두의 실시간 검색어 상단에 올랐다. 역대 5명의 대통령은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 외 민주당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얼마 전 100세 생일을 맞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까지 언급했다. 전직 대통령들까지 등판하며 치열한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CCTV는 바이든 대통령의 각종 말실수, 오바마 전 대통령이 흑인 남성 유권자에게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가 역풍을 불러일으킨 사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경합주 유권자들 가운데 매일 1명씩 추첨으로 선정해 100만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포퓰리즘을 선동하고, 인종 대결을 벌이고, 선거를 불신하는 것은 트럼프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대선 기간 인플레이션, 의료, 총기사고, 임신중단, 이민자 등 8가지 민생 문제가 미국 유권자들의 대표적 화제였다며 이를 통해 미국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심리학회 웹사이트에 실린 기사를 인용해 “암살 시도, 후보 교체, 토론 광대극, 법적 다툼이 뒤따르는 격동의 선거철”이었다며 많은 미국인들이 정치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상관신문은 우신보 푸단대 교수를 인용해 이번 선거는 미국의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인다고 전했다. 우 교수는 “해리스의 당선은 미국이 다문화 다인종 사회를 이어간다는 의미이고, 트럼프의 당선은 기독교 문화와 보수적인 사회 가치관으로 회귀한다는 뜻”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면 트럼프 지지자들이 받아들이기 쉽다고 전했다.
펑파이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과거 그가 집권했을 때 빚어졌던 인종갈등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중국계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중국계 변호사인 주커량은 “100여년 전 중국인을 미국 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민자들의 토지 구입을 제한하는 등 중국인에 대한 차별이 오늘날의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부활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중국인 협회 회장인 옌샤오제는 2020년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앤드루 양의 사례를 꼽으며 중국계 미국인들이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11041703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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