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만들었던 '삼총사', 4년 후엔 변심…올해는 누구 뽑을까
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인공은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삼총사'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3개의 주는 이번에도 당락을 가를 격전지에 꼽히며, 앞선 세 번의 대선에서는 매번 다른 정당을 선택하며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 3곳에서 승리한 후보는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이 지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1992년 대선 때 빌 클린턴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후 2016년까지 민주당이 매번 승리해 '블루월'(Blue Wall·파란 장벽)이란 별명을 얻었다.
버락 오바마의 당선과 재선 때까지만 해도 공고해 보이던 블루월을 무너뜨린 건 도널드 트럼프였다. 쇠락한 제조업 도시란 뜻의 '러스트 벨트(Rust Belt·녹슨 지역대)'는 이들의 또 다른 별명이었다. 자동차 제조 등 2차산업 중심 도시였던 블루월 유권자들은 침체한 경제에 실망하고 지쳐있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보호 무역주의로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고, '녹슨 파란 장벽'은 트럼프에 열광하며 표를 몰아줬다. 2020년에는 러스트 벨트 3곳이 다시 한번 정권교체를 선택했고 조 바이든의 손을 들어줬다.
이곳에 배정된 선거인단 수는 펜실베이니아(19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을 합하면 44명. 승부추를 기울이기에 충분한 숫자다.
워싱턴포스트(WP)의 추산에 따르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가 각자의 텃밭 지역에서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대략 220~230명이다. WP는 해리스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승리해 44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면 승리를 확정 짓는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을 충분히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 승리 공식은 트럼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여기에 매번 표 대결 1~2%포인트 차이의 승부가 결정 나는 소위 '보라색(빨강과 파랑의 중간)' 지역인 애리조나와 조지아까지 승리할 경우 앞서면 둘 중 한 명은 300명 넘는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 '삼총사'의 대선 표심은 복잡하다. 뼛속 깊은 산업과 문화적 영향 외에도 인종과 민족 이슈, 세대 이슈가 섞여 있다.
미시간은 아랍계 미국인 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다. 2020년 바이든의 당선을 도운 미시간이지만,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가자 전쟁이 발발한 뒤부턴 민주당에 냉담해졌다. 주요 아랍계 유권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지지를 철회했다. 또 투표에 적극적인 '백인, 저학력, 육체노동 직업, 비(非)노조 소속' 유권자들이 점차 공화당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포착된다.
위스콘신은 지난 대선에서 0.6%포인트 격차로 승부가 판가름 난 지역이다. 바이든 49.4%(163만866표), 트럼프가 48.8%(161만184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위스콘신은 도시와 작은 마을, 대규모 농촌 지역이 혼합된 지역이다. 트럼프는 주로 교외 작은 마을에서 지지율이 높고 해리스는 도심과 대학 캠퍼스 등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알고 있는 트럼프는 7월 펜실베이니아 야외유세장 총격 사건 뒤 첫 공식 일정으로 위스콘신에서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장을 골랐다. 해리스도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된 후 첫 유세지로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선택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CNN에 따르면 해리스와 트럼프, 그리고 두 사람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까지 합하면 7월 이후 펜실베이니아 방문은 50회가 넘고, 마지막 날에도 두 후보가 나란히 찾았다. 양당 캠프 모두 펜실베이니아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CNN은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에 승리를 안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의 민주당 지지세가 주변 미시간, 위스콘신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펜실베이니아는 특히 경제 문제에 민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국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있었지만 펜실베이니아의 식료품 가격 인상 속도는 다른 주보다 두드러졌다. 미시간대 정치학 교수 조나단 핸슨은 "이곳의 유권자는 인플레이션에 좌절감을 느끼고,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하위 중산층이나 노동 계층이 많다"고 짚는다.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불리한 상황이라고 여겨지는 배경이다. 이곳도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큰데,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이민, 낙태, 건강보험 등 여러 사안이 얼마나 주목받는지에 따라 지지세는 뒤바뀔 수도 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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