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두산 선수 8명에 사회봉사 80시간 처분…수면제 대리처방 사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 처방받아 전달한 두산 베어스 선수 8명에게 사회봉사 80시간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제재는 두산 선수인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안승한,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가 포함되며, KBO는 5일 이 같은 결정을 발표했다.

KBO는 "어제 사무국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소속팀 선배인 오재원의 강압에 의해 병원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 처방받아 전달한 두산 선수 8명에 대해 심의했다"며 "이들은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80시간의 사회봉사 제재를 받았다"고 밝혔다. KBO는 선수들이 선배의 강압과 협박으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그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원은 필로폰 등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을 받고 있으며, 그가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86회에 걸쳐 14명의 전현직 야구선수에게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와 자낙스를 처방받게 한 후 수수한 혐의가 밝혀졌다. 검찰은 오재원이 야구계 선배의 지위를 이용해 어린 후배 선수들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일부 후배들에게 욕설과 협박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김민혁은 약식 기소되었고, 나머지 두산 선수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3월 말 자체 조사를 통해 관련 사실을 파악하고, 소속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4월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대리 처방에 연루된 8명의 선수들은 이후 1군과 2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KBO는 이들을 출장 정지 대신 사회봉사 제재로 처분한 이유로 이들의 상황을 고려했음을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