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뉴리더십의 시간” vs 트럼프 “미국 해방의 날”… 마지막날까지 ‘펜실베이니아 혈투’

민병기 기자 2024. 11.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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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미국의 선택
해리스, PA 4개시 집중유세
“선거의 동력은 이미 우리 편”
가정집 직접 찾아 지지 호소
푸에르토리코 출신 잇단 유세
“투표하면 승리” 4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지지자들이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서 열린 해리스 부통령 선거유세에서 ‘우리가 투표할 때 우리가 이긴다’라고 적힌 슬로건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를 훑으며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특히 ‘통합’을 강조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고 ‘새로운 리더십’으로 자신을 내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레딩에서는 예고 없이 가정집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턴에 도착한 뒤 앨런타운을 시작으로 레딩을 방문했고, 저녁에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가장 큰 두 도시인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에서 대규모 유세를 여는 강행군을 펼쳤다.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공식에서 빠질 수 없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러스트벨트(동북부 쇠락한 공업지대)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8년 전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0.72%포인트 차로 승리를 거두었다. 4년 전에도 이 지역 출신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8만여 표(1.17%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가 거의 동률을 기록할 정도로 초박빙 지역이면서 선거인단 수도 19명이나 돼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앨런타운 유세에서 “우리 생애 가장 중요한 선거까지 하루만 남았는데 동력은 우리 편”이라며 “여기 우리는 지금이 미국에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나는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 리더십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서로를 두려워하도록 하는 트럼프를 끝낼 때”라며 “대통령으로서 여러분을 대신할 기회를 주면 세상에 제 앞으로 가로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앨런타운 유세에서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연사들이 무대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유세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나는 오랫동안 푸에르토리코와 그곳의 주민들에게 헌신해왔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에는 약 47만 명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레딩에서는 예고 없이 가정집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세컨드 젠틀맨’인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함께 했다. 오후 11시 5분에 열린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오프라 윈프리와 가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이 함께 무대에 섰다.

트럼프, 경합 3개주서 표몰이

“범죄자들 미국 유입 막겠다
현정부서 인플레 재앙 불러”
불법이민·경제실정 집중 부각

“트럼프를 위하여” 4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여성 지지자들이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를 위한 여성’이라고 적힌 슬로건을 들어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전 마지막 유세 날인 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경합주 3곳을 한꺼번에 돌며 막판 표심을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경합주 중 선벨트를 장악하고 러스트벨트 3곳 중 1곳을 무조건 이겨야 승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부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북동부 공업지역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바이든·해리스 경제 실책을 강조하며 재집권 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선벨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유세 마지막 날 첫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가장 먼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라며 “범죄자와 마약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통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취임 첫날 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범죄자 추방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798년 만들어진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 발동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적성국 국민법에 따라) 미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민자 범죄단체를 해체하고, 그들이 미국으로 다시 들어오면 가석방 없이 자동으로 징역 10년형에 처할 것이며, 미국 시민이나 법 집행관을 죽인 이민자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후 펜실베이니아 레딩으로 이동해서는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무능을 부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은 내일(5일) 일어서서 카멀라에게 ‘우리는 더이상 못 참겠다. 너는 미국에서 가장 무능한 부통령이다. 카멀라 넌 해고야’라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 재앙 탓에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는 최고의 일자리와 최고의 월급, 그리고 세계 역사상 가장 밝은 경제적 미래를 하루 앞두고 있다”며 자신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또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임을 강조하며 “나는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많은 친구가 있다”며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면 나는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레딩에 이어 피츠버그에서 선거운동을 한 뒤 경합주인 미시간 그랜드래피즈로 넘어가 이번 대선 유세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그랜드래피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도 마지막 유세를 펼친 곳이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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