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작 역대 최강 코로나 관측 장비, 태양풍 비밀 벗긴다

곽노필 기자 2024. 11. 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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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함께 개발한 역대 최강의 태양 코로나 관측 장비(코로나그래프)인 코덱스(CODEX)가 우주로 날아갔다.

과학자들은 코덱스를 이용해 코로나의 높은 온도와 태양풍의 가속 비밀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푸는 연구를 진행한다.

나사는 코덱스의 관측 데이터가 쌓이면 허리케인을 예측하듯 태양풍 폭발 같은 우주 날씨 현상을 예측하는 데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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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형상·온도·속도 첫 동시 관측
5일(한국시각) 오전 미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코덱스를 포함한 여러 과학장비와 우주비행사 보급품을 실은 화물우주선이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이륙하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한국과 미국이 함께 개발한 역대 최강의 태양 코로나 관측 장비(코로나그래프)인 코덱스(CODEX)가 우주로 날아갔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4일 오후 21시29분(한국시각 5일 오전 11시29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코덱스를 포함한 여러 과학장비와 우주비행사 보급품을 실은 화물우주선을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에 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했다.

총 3천만달러(약 400억원)를 투입한 코덱스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인 코로나의 형상과 함께 온도와 속도까지 측정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하는 장비다. 역대 코로나 관측 장비 가운데 형상과 온도, 속도를 한 기기에서 동시에 측정해 영상으로 구현하는 것은 코덱스가 처음이다.

과학자들이 코로나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태양의 바깥층이 어떻게 그렇게 뜨거운지와 태양풍이 어떻게 그렇게 빨라지는지 두 가지다. 태양의 온도는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나아갈수록 낮아지지만,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에서 오히려 수백만도까지 가열된다. 코로나의 온도는 100만~500만도로 태양 표면의 6천도보다 훨씬 높다.

또 코로나에서 방출된 초속 수십km의 태양풍은 태양을 벗어나면서 초속 수백km로 가속된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지구를 포함한 우주로 퍼져나가는 하전 입자들의 흐름을 가리키는 말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코덱스(오른쪽)가 설치되는 위치.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코로나에서 풀어야 할 두 가지 난제

그러나 태양 표면인 광구가 매우 밝아 개기일식을 제외하면 지상에서는 코로나를 관측하기 어렵다. 코덱스는 인공으로 태양 표면을 가려 개기일식 때처럼 코로나만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이를 이용하면 코로나를 상시관측할 수 있다. 천문연은 “90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90분의 절반이 조금 넘는 55분 동안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코덱스를 이용해 코로나의 높은 온도와 태양풍의 가속 비밀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푸는 연구를 진행한다. 코덱스 과학 책임자인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니콜린 비얼 박사(태양물리학)는 사이언스에 “코덱스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기일식 때 촬영한 코로나의 모습.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우주 날씨 예측에 한 걸음 더

특히 코덱스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영역은 코로나 중간층이다. 태양 반지름의 2.75~10배 사이에 있는 이 구역에서 태양풍이 시작된다. 지구 대기 상층부에 도착한 태양풍의 하전 입자는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극지방으로 떨어지면서 대기 분자와 충돌해 오로라(극광)를 만든다. 태양 활동이 활발할 때는 지구 자기장을 교란시켜 통신, 전력망 장애를 일으키고 인공위성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나사는 코덱스의 관측 데이터가 쌓이면 허리케인을 예측하듯 태양풍 폭발 같은 우주 날씨 현상을 예측하는 데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문연은 코덱스의 핵심 기술인 편광카메라,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코로나그래프의 비행 및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나사는 광학계, 태양 추적 장치 등을 개발했다.

코덱스의 운영은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가 맡으며, 천문연은 원격으로 정보를 수신하고 모니터링한다. 코덱스는 발사 13시간 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하지만, 설치까지는 일주일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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