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거점으로 키우자”… 동해 항구도시들 경쟁

박천학 기자 2024. 11. 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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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와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사건 등 지정학적 위기가 가속화하는 중동을 지나는 남방 해상 물류 항로의 대안으로 북극 항로가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동해안 일대 지방자치단체들이 항만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중국 다롄(大連) 등이 북극 항로 허브(Hub)를 목표로 경쟁 중인 가운데 국내 지자체들도 물류·해양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항만 육성 방안을 잇달아 내놓아 과열 경쟁 우려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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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장기화에 대안 주목
남방항로보다 31% 거리 단축
포항, 수리조선업 활성화 계획
강원, 묵호항 물류산업 육성추진
부산, 제2쇄빙선 모항유치 나서

안동=박천학·부산=이승륜 기자, 전국종합

전쟁 장기화와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사건 등 지정학적 위기가 가속화하는 중동을 지나는 남방 해상 물류 항로의 대안으로 북극 항로가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동해안 일대 지방자치단체들이 항만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남방 항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해상 물류를 취급하는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운송 거리가 2만2000㎞인 반면, 북극 항로는 1만5000㎞로 남방 항로보다 31% 정도 짧고 운송시간도 약 40일에서 30일로 단축된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중국 다롄(大連) 등이 북극 항로 허브(Hub)를 목표로 경쟁 중인 가운데 국내 지자체들도 물류·해양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항만 육성 방안을 잇달아 내놓아 과열 경쟁 우려도 낳고 있다.

5일 각 지자체와 경북연구원 등에 따르면 경북도는 포항 영일만항이 북극 항로 거점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항만 인프라 확충과 물류 연계 기능을 개발할 계획이다. 포항은 석탄, 철광석, 2차 전지 등 핵심 광물자원 수요지역이며 영일만 앞바다에서 ‘대왕고래’로 알려진 가스 탐사 시추로 에너지원 확보 가능성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LNG터미널 구축, 수리조선산업 활성화를 비롯해 대구·경북 신공항과 영일만항을 연계한 운송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강원도는 동해 묵호항을 동북아시아 물류·산업·해양 거점 도시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강원도 산하 북방물류산업진흥원은 묵호항을 중심으로 항만물류 산업 육성, 연구 및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울산시도 지역 물류기본계획(2023~2032년)을 수립하면서 북방 물류 네트워크 확대 등으로 울산항을 아시아 허브 항만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울산시는 네덜란드 해운사 등 북극 항로 통과 선박을 유치하고 이용 입항 선박에 항만시설 이용료 50%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다.

부산시는 부산항에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제2 쇄빙선의 모항 유치에 나섰다. 또 극지연구소도 유치해 산업·문화·관광이 어우러진 극지타운 조성도 검토 중이다. 시는 2020년부터 청소년 북극체험탐험대를 운영 중이며 오는 12월에는 해수부의 극지 주간을 맞아 벡스코에서 극지 경험이 풍부한 과학 유튜버와 함께하는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도 매년 포럼을 열고 해설사를 양성하는 등 극지에 관한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와 포항시 등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영일만항의 미래 거점항만으로의 역할 등을 모색하기 위해 ‘북극 항로 거점항만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북극 항로를 이용한 전 세계 물동량은 2022년 3404만t에서 지난해 3626만t으로 6.5%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2013~2016년 사이 총 4차례에 걸쳐 나프타 등을 스웨덴 등으로 운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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