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직접 할래~ 책으로 볼래!…새롭게 걷는 ‘대한민국 순례길 여행’[신간]

강석봉 기자 2024. 11. 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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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고행, 성찰 등 순례의 미학을 한 권으로 만나다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소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한국인 순례자의 수는 7,563명으로 국가별 순위에서는 무려 9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먼 곳에 있고 한 달 정도의 휴가가 필요한데도 굳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미디어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순례의 고행을 직접 경험하고 순례의 의미를 깨닫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산티아고 순례길 못지않은 순례길은 없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여행 작가인 저자는 대한민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순례의 길을 찾고 걷고 발견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한민국 순례길은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뉜다. 신비로운 자연과의 만남, 삶의 자취를 찾는 마을 탐색,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 탐방, 종교의 신실함을 만나는 종교 순례길이다. 각각의 길에 담긴 의미와 저마다의 매력은 다르지만 모든 길은 걸을수록 더욱 아름다워지고, 걸을수록 또 걷고 싶어지며 그 안에서 우리 내면의 힘을 찾게 만든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날 수 있는 길, 순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길을 걸으며 걷기와 삶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저자 이준휘는?


낯선 곳을 탐험하는 걸 좋아하는 여행 작가다. 두 발로 걷고 자전거로 달리며 텐트를 잠자리 삼아 여행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독자들에게 여행지에서 느낀 설렘과 의미를 전달하고, 친절하게 가이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한민국 섬 여행 가이드, 대한민국 자전거길 가이드, 대한민국 자연휴양림 가이드, 자전거 여행 바이블: 국토종주편, 자전거 여행 바이블: 수도권편, 일본 자전거 여행 바이블, 인생술집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습지는 흐르는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고이면서 만들어진 습한 땅을 말한다. 순우리말로는 늪이라 한다. 지구 표면의 약 6%가 일정 기간 이상 물에 잠기거나 젖어 있는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갯벌로 알려진 연안습지고 우리가 늪이라 부르는 내륙습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보다 훨씬 적다. 보통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바꿔 말하면 대부분 어감이 좋아지기 마련인데 ‘늪’만큼은 예외다. 한번 빠져버리면 결코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이 축축한 땅은 그 어감만큼이나 오랫동안 쓸모없는 것으로 취급받았다. <68~69쪽>

추천의 글


□ 대한민국 곳곳의 아름다움을 만나다=대한민국 곳곳에는 여느 해외 못지않은 아름답고도 풍요로운 길이 존재한다. 높은 산 위에 존재하는 습지, 도시에서는 쉽게 지나쳤던 야생화가 주인공이 되는 산, 절벽과 바다를 함께 끌어안은 섬, 붉은 노을이 길을 열어주는 바다 등 사시사철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며 여행자를 끌어당긴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꼭 찾아가야 할 50곳의 순례길을 소개하며 순례길의 의미에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더하고자 한다. 아무리 큰 의미가 있는 길이라도 눈과 마음이 즐겁지 않다면 그저 지루하고 평범한 길일 뿐이다. 시선으로는 황홀한 풍경을 따라가고 마음으로는 벅차오르는 기쁨을 채우는 대한민국 순례길을 꼭 한 번 걸어보길 바란다.

□ 길을 걷고 삶을 발견하며 존재의 의미를 찾다

우리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달아나고 싶을 때,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여행을 떠난다. 나를 찾고 싶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길을 걷는다는 것은 더없이 알맞은 여행이다. 걷다 보면 때로는 편한 평지를 걷기도 하고 힘든 오르막을 지나기도 한다. 가끔은 헤매기도 하고 뜻밖의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어느새 자연은 한 폭의 풍경화로, 가슴 벅찬 신비로움으로, 눈물 나는 존재의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장 자크 루소는 “걸어야만 명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나 보다.

□ 대한민국 순례의 길을 한 권에 담다

미디어에서 보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분명 아름답고 걷고 싶은 길이지만 좀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순례길은 없을까? 그래서 이 책에서는 고르고 고른 우리나라의 걷고 싶은 순례길을 소개한다. 산티아고처럼 종교의 의미를 만날 수 있는 버그내 순례길, 고행의 뜻을 온몸으로 깨달을 수 있는 봉정암 순례길 등 종교적 색채가 있는 곳도 있지만, 전쟁의 역사를 담은 한반도 역사길, 변방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괴산 산막이옛길, 생명을 머금은 우포늪 생명길 등 순례의 의미를 확장하고 조합하고 새롭게 발견하는 길을 소개한다. 걸을수록 헤맬수록 고행의 의미를 찾고 사유의 목마름이 해갈되는, 경험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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