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판사’ 박진표 감독 “약간 항마력 필요, 흥행 생각 못했다” [EN:인터뷰①]

이민지 2024. 11. 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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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지옥에서 온 판사’ 제공

[뉴스엔 이민지 기자]

'지옥에서 온 판사'가 뜨거운 반응 속에 종영했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 분)가 지옥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 분)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액션 판타지로 최고 시청률 13.6%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은 "시청자들의 많은 응원과 깊은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막바지 후반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방송을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많이 든든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사실 일부러 흥행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과 설정인 지옥과 악마의 죄인 처단이라는 세계관, 판타지가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약간은 생경하실 수 있고 한편으론 약간의 항마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시청자들의 열혈 응원과 사랑에 전 스태프와 배우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무사히 종영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진표 감독은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아무래도 '작가님의 훌륭한 기획의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였다"고 연출을 하며 주언점을 둔 부분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연출을 맡게 된 결정적 계기가 기획의도의 몇 줄이었다.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에게 교화될 기회를 주기 전에 자신에게 남아있었던 삶의 기회를 빼앗긴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위로가 먼저이길 바란다', 그리고 또 한 줄 '당신이 불편하길 바란다'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획의도를 끝까지 잊지 않고 지켜내야 '지옥에서 온 판사'가 완성될 수 있다 믿었다. 모든 답은 대본 안에 있으니 대본을 보고 또 보면서 기본에 충실했다"고 전했다.

박진표 감독은 "드라마 내적으로는 뉴스에 등장했거나 등장할 법한 사건들, 살인을 저지른 자와 목숨을 빼앗긴 피해자, 처절하게 살아남은 유족들의 아픔, 그리고 재판이 끝나고 시작되는 또 다른 재판과 강력한 처단, 그리고 지옥의 세계관. 인간의 몸에 들어간 악마, 사건을 뒤쫓는 형사, 그들의 금지된 사랑. 점점 인간화되는 악마와 흑화되어 가는 형사. 그들의 관계성과 여러 가지 상황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코미디. 거기에 악마와 악마의 대결까지 이렇게 여러 가지 많은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이 각각 장르의 특성을 살리면서 그들의 톤을 마치 백화점의 멋지게 포장된 종합 선물세트처럼 어느 하나 튀지 않고 물 흐르듯 한 톤으로 만들어 내보자 라는 게 처음 기획단계부터 마지막 방송이 나갈 때까지 내 숙제였고 고민이었고 끝까지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적으로는 고정 주요 등장인물들, 에피소드 인물(특별출연) 포함 40여 명이 넘는 배우들과의 소통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발전시켜 나가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박진표 감독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지옥의 비주얼과 지옥세계관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vfx와 특수분장, 미술, 소품, 의상, 분장에 공을 많이 들였다. 지옥 비주얼은 이미 기존의 작품들에서 소비된 느낌은 답습하고 싶지 않았다. 아주 조금이라도. 그래서 입구에서부터 지옥의 문을 만들어서(로댕의 지옥의 문을 참조)신곡에 등장하는 문구를 넣었다.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바엘(신성록 분)의 목소리를 입혔고"라고 밝혔다.

이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신비롭게 맑은 하늘에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빨간 꽃밭이 펼쳐진다. 언제나 꽃길을 걷고 싶은, 인간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욕망을 표현했다. 그 꽃을 만지는 순간 꽃들이 눈을 뜨고 모든 게 잿더미로 변하면서 땅 밑으로 떨어진다. 지옥의 메인빌딩은 법원인데 현실과 똑같이 존재한다는 느낌으로 구상했다. 지옥의 사자들이 지키고 있고 현실의 법정과 똑같은 크기의 법정이 존재한다. 지옥의 악마들은 현실세계와 비슷하게 계급이 존재한다. 그곳에서 지옥 법으로 살인자들을 판결하는 것"이라며 "현실에서 재판이 끝나고 열리는 악마(빛나)의 재판은 '이제부터 진짜 재판을 시작할게'로 시작해서 '바이알 인페르노(지옥으로!)' 주문을 외우면 빛나의 눈이 보라색으로 변화하면서 단도가 생성되고 처단이 끝나고 죄인(살인자)의 숨이 끊어지면 이마에 게헨나 인장을 찍고 비로소 지옥의 문이 주변에서 생성된다. 그리고 영혼이 빨려 들어갑니다. 바로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다. 문 정면에는 죄인(살인자)의 얼굴이 차례로 박힌다. 문이 닫히면 재판 끝"이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처단의 모든 과정이 vfx와 조명효과, 특수효과, 특수분장, 특수소품, 무술, 드론이 어우러져 밤에 이루어진다. 드라마의 짝수 회차에서 보이는 7번의 처단 시퀀스는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초 긴장 상태에서 집중해 촬영됐다. 그리곤 ’지판사‘ 청소악마 재현, 동주가 출동해 현장을 깨끗하게 정리한다"고 덧붙였다.

박진표 감독은 "액션은 윤성민, 권태호감독의 책임하에 소품팀이 전력으로 만들어낸 각종 칼, 창, 활, 총, 망치, 도끼 등을 활용하여 표정과 숨소리, 호흡이 살아있는 액션이라는 콘셉트 하에 리얼하게 연출됐다. 특히 빛나의 액션은 살아있는 표정에서 시작해서 힘 있는 타격감 위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는 "촬영, 프로덕션 디자인, 조명, 녹음, 무술, 미술, 소품, 분장, 의상, 음악, 믹싱, 편집 등의 분야는 워낙 이 분야 최고의 명성을 가진 전문가들이고 창의적이라서 연출의 하위개념이 아닌 파트너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 분만 빠졌어도 삐걱했을 정도로 각자의 분야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었다. 내가 그들에게 부탁한 건 딱 한 가지였다. 연출인 나를 포함해서 최대한 창의적으로 접근하되 배우의 연기나 감정보다 튀지는 말자. 정말 흐뭇한 것은 그들의 노력이 화면에 다 보이고 빠짐없이 들린다는 거다. 누구 하나 튀지 않고 아주 조화롭게"라며 "특히 연출의 시각을 갖춘 박성용 촬영감독과 스케일과 디테일의 마왕 김세영 프러덕션 디자이너, 무한한 상상력의 성형주 시각감독(vfx)과는 프리단계부터 끝까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연출적인 도움까지 받았다. 최고의 제작사 스튜디오S의 제작시스템(이옥규CP님의 노하우와 판단력, 윤윤선, 권령아PD의 놀라운 추진력, 조연출을 겸했던 천재 조은지 B팀 감독과 조연출 김창환 주수연)도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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