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에 약물 대리 처방' KBO, 두산 선수 8명에 사회 봉사 80시간 제재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국가대표 출신 전 야구 선수 오재원. 박종민 기자

프로야구 두산 출신 오재원(39) 전 해설위원의 강압으로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 처방해준 선수들에 대한 징계가 결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전날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두산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안승한,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 등 8명에 대해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 사회 봉사 80시간의 제재를 결정했다.

8명 선수는 소속팀 선배였던 오재원의 강압에 의해 병원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 처방받아 전달했다. KBO는 "선수들이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이 제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원은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에 의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오재원이 2022년 11월부터 1년여 동안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달 "오재원이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86회에 걸쳐 전현직 야구 선수 등 14명에게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와 자낙스 2365정을 처방받게 한 뒤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며 기소했다. 오재원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KBO는 "리그에 소속된 선수들 전원을 대상으로 약물 처방에 대한 관련한 철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구단의 선수 처방 내역 관리 등을 강화해 재발 방지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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