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발 수면제 대리처방, 두산 8명 출장정지 피했다··· KBO “선배 강압과 협박 있었다, 사회봉사 80시간”

전 두산 오재원. 정지윤 선임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오재원발 수면제 대리 처방’에 연루된 두산 현역 선수 8명에게 ‘사회봉사 80시간 처분’을 내렸다.

KBO는 두산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안승한,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 등 8명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해 4일 심의 후 이같이 결정했다고 5일 공식발표했다. KBO는 “상벌위에 회부된 선수 8명은 소속팀 선배였던 오재원의 강압에 의해 병원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 처방 받아 전달했다”며 “8명의 선수 전원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하여 사회봉사 80시간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KBO는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이 제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선배 오재원의 강압이 작용했다는 점을 고려해 출전정지 등 추가적인 중징계 없이 사회봉사로 대신한다는 것이다.

두산 선수 8명은 오재원이 팀 주장으로 있던 2021년 무렵 그에게 수면제를 처방 받아 줬다. 처방을 받아오지 못하면 정강이를 걷어차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두산은 사건이 불거진 지난 5월 초부터 이들 선수를 1·2군 경기에서 제외했다. 이들이 구단 조치로 시즌 대부분 경기에 빠지면서 결과적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이미 받았다는게 상벌위의 판단인 셈이다.

사회봉사로 제재가 확정되면서 이들은 내년 시즌 개막전부터 경기에 나올 수 있게 됐다. 다만 안승한은 이번 시즌 종료 후 은퇴를 결정했다. 구단에서 프런트 또는 코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