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美 대선, 주민들 무관심 속...무역일꾼 등 간부들 관심 커"

이종윤 2024. 11. 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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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식량난 북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경제회생
북 경제기관·무역일꾼 미 대선 대통령 선출 관심 보여
북한에서도 미국을 세계 최강국, 초강대국으로 인식
주민들, 미 대통령 바뀌어도 대북제재 변화 없을 것 무관심
[파이낸셜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사진=AP·뉴시스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경제회생인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북한의 일부 간부들이 관심을 보이는 반면 일반 주민들은 무관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북한의 국가경제기관과 국가무역기관의 일부 간부들이 세계경제의 중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보인다고 5일 밝혔다.

이날 RFA는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청한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8일 “최근 일부 무역일꾼들 속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미국 대통령으로 누가 선출되는가에 따라 우리(북한)나라 경제상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최근 도내 무역일꾼들은 여성 대통령인가, 남성 대통령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선결과가 국제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화제의 초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의 주민들은 미국을 세계 최강국, 초강대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당에서도 미국을 비난할 때 ‘미국 초강국의 위상을 세계 면전에서 보기 좋게 꺾어버렸다’는 식으로 선전하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에 대한 환상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 선거 소식은 최근 귀국한 무역 간부들과 세관 출입자들을 통해 내부에 퍼진 것으로 안다”면서 “반면 일반 주민들은 미국 대통령이 바뀌어도 대북제재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에서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주민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하여 악선전을 한 바 있다”면서 “2018년 6월 진행된 싱가포르 조미수뇌상봉과 2019년 2월 윁남(베트남) 조미수뇌상봉을 통해 아무런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RFA는 또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청한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9일 “요즘 일부 간부들 속에서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 일부에서는 대북제제가 존재하는 한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뭔 상관이냐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국제물가가 상승하면 자연히 우리(북한)도 어쩔 수 없이 타격을 입게 된다”면서 “반면에 국제 물가가 하락하고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북한) 경제도 살아나기에 무역기관이나 경제관련 실무 일군들은 미국 대선에 관심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 “하지만 하루 식량을 해결하기도 힘든 서민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서민의 입장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수차례 바뀌어도 자신들의 생활이 나아진 적이 없기 때문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큰 장사를 하거나 국가무역기관 소속의 관계자들은 막연하게나마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를 통해 내부 경제가 살아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의 판도가 바뀐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자력자강, 강성국가론을 선전해도 주민들은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은 국제정세를 주도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면서 “자체의 힘으로는 부족한 식량, 생필품, 각종 원자재, 원유 등을 해결할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1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발사하면서 적대 행위의 '타깃'을 미국으로 돌렸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에도 미국 대선 시작 6시간을 앞두고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발사했다.

앞서 이날 오전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 부부장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한반도 상공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을 비난하며 핵 무력 강화 노선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3일 실시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반발과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용병 파견을 희석하고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쳐 자신들의 유리한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복합적 의도로 관측된다.

미국은 5일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뉴햄프셔주 북부 작은 산간 마을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대선에 들어간다.

지난 2018년 북한 주민들이 평양 지하철역 신문 전시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한 노동신문을 보고 있다. 사진=AP·RFA 홈페이지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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