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기업, ESG 등급 '약진'…최하위 등급은 오히려 증가
[한경ESG] - 이슈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개가 확대되며 전년도 중위권 기업의 등급이 전반적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위권 등급 기업의 기후 공시와 사회책임경영 활동 정보공개 확대,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 결과가 등급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ESG기준원이 10월 25일 공표한 ESG 평가 등급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1001곳 중 23개 기업이 사실상 최우수 등급인 종합 A+를 획득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매년 국내 상장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환경 ▲사회적책임 ▲기업지배구조 부문을 평가해 ESG 등급을 공표하고 있다.
이 중 신한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현대백화점, SK케미칼, 한국지역난방공사, 현대위아 총 6개 기업은 2년 연속 종합 A+ 등급을 받았다. 금융기관에서는 유일하게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10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획득했다.
이 외 올해 정기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받은 코스피 상장사는 20여 곳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사 3곳도 올해 평가에서 신규로 A+ 등급을 획득했다.
중위권 기업, ‘E’와 ‘G’ 등급 개선
중위권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완만한 점수 상승세가 확인돼 자본시장의 ESG 경영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과 지배구조 분야에서 중하위권의 약진이 주목된다. 환경 분야는 전년도 중하위권 기업의 환경경영 개선 및 기후 공시 확대에 따라 전체 피드백 참여 기업 31%의 등급이 전년 대비 상향돼 전체적 환경경영 수준 향상을 보였다. 다만 신규 평가 대상 기업 78%의 환경 정보 미공시, 피드백 미참여 등으로 전년 대비 최저 득점 기업 수가 소폭 증가했다.
지배구조의 경우 최상위권 기업과 최하위권 기업 간 격차가 다소 심화됐지만 중위권 기업의 점진적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명확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실행하는 등 지배구조 관행 개선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는 기업과 제한적으로 추진하는 기업 간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부문에서는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활동 확대 및 관련 정보공개 수준 개선에 따라 B+ 등급 이상 기업의 비중이 증가했으나 신규 평가 대상 기업 약 76%의 ESG 정보가 미공개, 피드백 미참여 등으로 전년 대비 D등급 이하 기업의 비중도 증가했다.
지난해 종합 A+ 등급을 받았으나 올해 평가에서 제외된 코스피 상장사는 HD현대건설기계, SK, 롯데정밀화학, KT&G, KB금융, SKC, 삼성물산, 현대글로비스, NAVER, SK가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포스코홀딩스, 에쓰오일 등 13개사다.
한국ESG기준원은 기업의 ESG 등급을 평가해 S, A+, A, B+, B, C, D까지 총 7단계 종합 등급과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 등급을 부여한다. 올해 평가에서 S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으므로 A+ 등급이 사실상 최상위 등급이다. 한국ESG기준원은 A+ 등급을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 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충실히 갖췄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상당히 적은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올해는 중위권 기업의 ESG 개선과 다르게 최상위 등급은 정체되고 최하위 등급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ESG 경영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사회·지배구조 영역에서 등급 하향이 발생했다. 사회 영역은 안전사고 발생 등 이유로 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지배구조 영역은 등기임원의 소송 이슈, 특수관계자 거래 누락 등 이유로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국제 기준에 상응하는 수준의 신규 문항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A+ 등급 정체 현상을 초래했다”며 “모범 규준이 제시하는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C등급 이하 기업은 여전히 절반가량 비중(49.2%)을 차지해 향후 해당 기업에서 큰 폭의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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