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다 우르르?…'히든 해리스·샤이 트럼프' 대선판 뒤흔들까

윤세미 기자 2024. 11. 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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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선은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해서 우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미처 반영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있다면 어떨까.

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오타와힐스고등학교에 마련된 사전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AFPBBNews=뉴스1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면도날 차이 초접전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4개의 유권자 집단을 분류했다. 히든해리스, 샤이트럼프, 당일 등록 유권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들이 주인공이다.

①히든 해리스(숨은 해리스 지지자)
WSJ은 해리스를 지지하는 여성들이 가족이나 이웃뿐 아니라 여론조사에까지 속내를 숨겼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여론조사가 유권자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실제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사실이라면 선거에서 해리스의 우세로 나타날 수 있다.

대선 경쟁이 워낙 달아오르다 보니 일부 커뮤니티에선 강성 트럼프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해리스를 지지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주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민주당 선거 운동원들은 집마다 방문해 유권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남편이 아내와의 대화를 막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광고 제작자인 마크 퍼트넘은 "직접적 증거는 없지만 적지 않은 여성 유권자들이 해리스에게 표를 행사할 의도를 감추고 있을 수 있다"면서 "사회적 압력 때문에 남성 유권자 일부도 투표 의사를 숨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②샤이 트럼프(드러내지 않는 트럼프 지지자)
물론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처럼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여전하다. 2016년엔 여론조사가 샤이트럼프를 완전히 놓치면서 결과 예측에 실패했고 2020년엔 결과는 맞혔으나 샤이트럼프를 또 과소평가했다.

올해에도 여론조사가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3일 발표된 뉴욕타임스(NYT)의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백인 민주당원이 백인 공화당원보다 여론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조정을 통해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지만 여론조사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단 신호일 수 있단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③당일 등록 유권자
일반적으로 미국에선 유권자가 선거일 전에 미리 등록해야 투표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주에선 투표 당일에도 현장에서 유권자로 등록해 즉시 투표할 수 있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다. 여기엔 위스콘신, 미시간, 네바다 같은 격전주도 포함된다. 또 다른 격전주인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사전투표에서 당일 유권자 등록을 허용한다.

당일 등록 유권자는 사전 등록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전 등록 유권자 명부를 기반으로 한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들의 표심은 오리무중이며 개표 후에나 확인할 수 있단 의미다.

그런데 이들 수가 적지 않다. 비당파적 데이터 수집업체 L2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당일 위스콘신에선 약 6만8000명이 당일 유권자로 등록해 투표했다. 이 수치는 위스콘신주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득표수 차이인 2만700표를 3배 넘게 웃돈다. 또 2020년 미시간에선 당일 등록 유권자가 1만4600명으로 집계됐고, 네바다에선 약 1만명이었다.

④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
앞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대선에서 중도 포기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격전주인 미시간, 위스콘신, 그리고 최근 뜻밖의 해리스 우세 여론조사가 나온 아이오와에서 투표용지에 남아있다. 아이오와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여전히 3%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올해 대선이 작은 격차로도 승부가 날 수 있는 만큼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제3의 후보가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구에게 더 불리한지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올해 많은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해리스보다 트럼프 표를 더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NBC뉴스의 최신 조사에선 해리스와 트럼프는 양자 대결일 때 지지율이 동률이었으나 제3의 후보가 있을 땐 트럼프가 해리스를 1%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AFPBBNews=뉴스1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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