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넘자 '빨간불' 화답…아직 밸류업·산타랠리 남았다
美대선·금리 인하 등 이벤트도 호재 인식
환호 속 일시적 급등세 우려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증시가 장기간 숙제였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문제를 넘어서면서 폐지 가닥 발표 첫날 '빨간불'로 화답했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미국 대선 및 금리 인하, 연말연초 자본시장에 자금을 축적하는 '산타랠리' 등 호재가 남아 있어 연말까지 우상향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이번 정치권의 금투세 폐지 합의가 그간 침체한 국내 증시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10월 코스피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 외인·기관 투자자의 수급 이탈이나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증시에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실제로 야당의 금투세 폐지 동의 발표 첫날인 지난 4일 장에서는 외인과 기관이 모처럼 동반 순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1.83% 껑충 뛰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 부진을 거듭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서도 홀로 강보합세를 나타낸 KB금융을 제외한 이날 전 종목이 최대 6%대 상승률로 금투세 폐지를 반겼다.
변동성이 심한 코스닥의 경우 온도 차는 더욱 컸다. 4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43% 오르면서 지난 8월 초 '블랙 먼데이'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해서다.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리가켐바이오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하루 만에 무려 7~9% 급등해 장을 마쳤다.
이에 시장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다는 평가 일색이던 정부의 밸류업 정책도 이번 금투세 폐지를 통해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금투세 폐지가 발표된 4일은 코리아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첫 상품으로 출시된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대거 상장한 날이기도 하다. 이들은 13개 종목 모두 금투세 폐지를 기다렸다는 듯이 상장 첫날 상승 마감했다.
더욱이 연말까지 주가 상승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호재가 이어진다는 점도 투심 개선론에 힘을 더한다. 우선 5일(한국 시각) 오후 2시 시작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금투세 폐지 이후 첫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그간 미국 대선을 종료 직후 상승 흐름을 타는 대표적인 이벤트 중 하나로 인식해 왔다.
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E)를 통해 금리 인하 여부를 발표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입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시는 통상적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 올랐다. 다만 이번 FOMC의 경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고했기 떄문에 시장에 선반영됐을 여지는 높다.
여기에 상장사들이 1년을 돌아보고 내년을 계획하면서 절망보단 희망 섞인 전망을 대거 쏟아내는 12월 산타랠리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금투세 폐지로 시작된 불확실성 해소 사례가 하나둘씩 쌓여가며 국내 증시도 올 초 급등세를 보인 것처럼 연말연초 날개를 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급등세가 연속적으로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그동안 하락분을 점진적으로 되돌릴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까지 우상향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전날 장은 이벤트에 의존한 환호 속 일시적인 급등세로 장기간 상승세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증시가 기를 펴지 못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금투세 폐지 여론에 힘을 실어 왔기 때문이다.
금투세 폐지 가닥 발표 후 하루 뒤인 오늘(5일) 장에서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세 출발했으며, 전날 홀로 내린 KB금융과 6%나 올랐던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모두 파란불을 켜고 있다. 13개 코리아밸류업 ETF·ETN들도 모두 하락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등 불확실성 해소가 하나씩 진행되면 단기 반등은 나올 수 있다"면서도 "금투세나 대선, 금리 인하 등은 기업 실적의 바로미터로 보긴 어렵다. 결국 펀더멘탈이 좋은 종목이 증시 흐름을 타고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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