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NGS 검사로 변이 찾으면…'맞춤 표적치료' 성큼

송연주 기자 2024. 11. 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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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HER2- 환자 절반이상 변이 보유
주요 변이 표적하는 AKT 억제제 등장
"표적치료 위해 NGS 검사 활성 필요"
[서울=뉴시스] 최근 유전자 변이 표적 치료제의 개발과 발전에 따라 암 정밀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최근 유전자 변이 표적 치료제의 개발과 발전에 따라 암 정밀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국내 여성 발생 1위 암으로, 유전자 변이가 많은 암 중 하나로 꼽힌다. 유방암은 2019년 22만2014명에서 2023년 29만934명으로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국내 유방암 5년 전체생존율은 91.2%로, 치료가 잘 되는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4기 유방암인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34%로 크게 낮아진다. 더욱이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암의 진행이 빨라지고 좋지 않은 예후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찾아 맞춤형 암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가 필요하다.

HR+/HER2- 유방암 환자 50%는 한 가지 이상 유전자 변이 보유

유방암 환자의 70% 이상은 호르몬수용체양성(HR+) 혹은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으로 진단받는다.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1차 표준치료로 내분비요법과 CDK4·6 억제제의 병용요법을 진행하는데, 1차 치료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은 내성 및 질병진행으로 인해 치료에 실패하고 2차 치료로 넘어간다.

이 병용요법은 평균 복용 기간이 약 2년 정도로 길어,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됐을 때 환자들은 좌절감과 무력감을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 2차 치료로 넘어가는 경우 치료 예후도 좋지 않아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약 50%는 5년 이내에 사망하는 실정이다.

최근 정밀의료가 중요한 현안으로 대두된 가운데, 유방암 환자에서 많이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한 가지 이상의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 유전자 변이로 인한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신호 전달은 종양 세포의 성장을 촉진해 질병 진행 위험을 더 높인다.

HR+/HER2- 유방암 환자의 약 50%가 보유하고 있는 PIK3CA, AKT1, PTEN 돌연변이 유전자의 경우 세포증식, 물질대사, 세포사멸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I3K·ART 경로의 조절 장애를 유발한다. 종양 성장을 활성화시키고, 치료에 대한 저항성(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가운데 HR+/HER2- 전이성 유방암에서 PIK3CA·AKT1·PTEN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새로운 표적 치료제 '티루캡'이 등장하면서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가 열렸다. 유방암 정밀의료에 한 발 다가가게 됐다.

PIK3CA·AKT1·PTEN 변이를 동반한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치료 영역에서 최근 등장한 AKT 억제제(티루캡)는 세린·트레오닌 키나아제 AKT 단백질의 활성을 막아 종양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종양세포의 생존,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PIK3CA·AKT1·PTEN 변이를 동반한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풀베스트란트와 병용 투여 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3.1개월) 대비 약 2.5배 개선됐다.

AKT 억제제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PIK3CA·AKT1·PTEN 변이를 동반한 HR+/HER2- 유방암 2차 치료의 표준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정밀 의료 필수 조건 NGS…선별급여 지원금 감소는 남은 과제

주요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치료제가 등장하고 환자 개인 상태에 맞춘 정밀의료 실현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면서, 이제 유전자 검사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필수과정이 됐다.

유전자 검사법 중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은 정밀의료 실현을 위한 필수 검사로 손꼽힌다. NGS 검사는 수백 개 유전자를 한 번에 대량으로 검사해 질병 원인 유전자를 찾아내는 새로운 유전자 분석 기술이다. 한번 검사로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어 비용효율적이다.

지난 9월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병리학회에서도 '정밀의료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진행성 및 전이성 고형암 환자에서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를 권장한 바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NCCN(미국 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서도 HR+/HER2- 유방암 환자에서 PIK3CA, AKT1, PTEN 같은 유전자 변이 치료를 위해 NGS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채의수 교수는 "과거와 달리 최근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치료제가 속속 등장하면서 유방암에서 전이 단계에서 다양한 변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NGS 검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이성 유방암 신약 임상시험에서도 NGS 검사로 변이가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거나 NGS 검사를 기본 진단 검사로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진료 현장에서도 머지않아 변이 여부에 따라 전이성 유방암 맞춤 표적 치료가 가능한 NGS 검사가 필수적인 검사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NGS 검사가 활성화되기 위한 선제적인 조건은 검사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GS 검사는 2017년 조건부 선별급여 50% 항목으로 지정해 급여 적용됐으나, 지난해 12월 폐암을 제외한 암종에서 NGS 선별급여 본인부담률을 50%에서 80%로 상향돼 검사 접근성이 제한된 실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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