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이면 암 진단…유전자가위 기반 진단 기술 개발

박정연 기자 2024. 11. 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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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혈액에서 암 관련 유전자를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어 40분 내에 유전자증폭검사(PCR) 보다 정확한 암 진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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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가위 기반 고감도 암 진단 플랫폼 'SCOPE'.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혈액에서 암 관련 유전자를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어 40분 내에 유전자증폭검사(PCR) 보다 정확한 암 진단이 가능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강태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하버드대 의대, 성균관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체액에 존재하는 바이오마커 검출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한 진단 플랫폼 ‘SCOPE’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기존 액체 생체검사법은 혈액이나 소변과 같은 체액에 존재하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암을 진단하고 모니터링한다. 종양 세포가 증식, 사멸 등을 하는 변화 과정에서 분비하는 특정 DNA나 리보핵산(RNA) 등의 유전물질을 검출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조직 생체검사법이나 영상진단법보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액체 생체검사법은 임상에 적용하기 어렵다. 액체 생체검사법으로 정확하게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체액 내 바이오마커를 정밀히 탐지해야 하는데 그 양이 매우 적다.

연구팀이 개발한 SCOPE는 종양 세포가 방출하는 세포 외 소포체(EVs)의 mRNA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인 'CRISPR-Cas13a'를 이용해 대폭 증가시켜 감지한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에서 극소량의 세포 외 소포체 샘플만으로도 초기 폐암을 진단할 수 있었다. 대장암 환자의 샘플에서는 기존 PCR 검사보다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했다.

이번에 개발된 진단 플랫폼은 16개의 샘플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결과도 40분 만에 제공한다. 연구팀은 분자진단 전문기업 ㈜레보스케치와 협력해 이 진단 플랫폼을 소형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를 주도한 강태준 생명연 책임연구원은 “SCOPE는 기존 방법으로는 어려운 주요 암 돌연변이를 전례 없는 수준의 민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며 “여러 암 관련 바이오마커를 간소화된 방법으로 감지해 암 진단과 모니터링 현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온라인판에 지난달 7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7-024-02426-6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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