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넘치는 탈진실 시대…"민주주의 뿌리채 흔들려"[2024美대선]
"트럼프 요실금 감추려 수건 깔고 앉아"
사실과 논리적 주장이 무의미해진 시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탈진실(post-truth)의 시대.
미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각) 올해 미 선거가 어느 때보다 음모론이 넘친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이민자들을 수입해 불법 투표하도록 하고 백인을 ‘대체’하고 있다.“
”미 정보기관이 선거가 끝나면 트럼프 지지자들을 암살할 계획이다.“
”아이티 이민자들이 애완동물을 잡아 먹는다.“
”엘리트들이 허리케인 경로를 조정한다.“
”트럼프가 폭스 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요실금을 감추려 수건을 깔고 앉아 있었다.“
이들 주장은 낱낱이 따져보면 모두 허위다. 옥스퍼드 사전에 탈진실은 ”객관적 사실들보다 감정과 개인 생각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설명돼 있다.
코넬대 클레어 워들 교수는 ”음모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음모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시대
음모론이 여론을 지배하면서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토론을 벌이는 것이 위험하게 느낄 정도가 됐다. 사실 확인과 논리적 주장이 무의미해진 탈진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동물구조센터 수의사 보조원인 한나 프라이드-스미스(26)은 ”음모론을 주장하는 백인 남성들과 논쟁을 벌이기가 겁난다“고 했다. 해리스에 투표했다는 그는 ”격한 토론이 벌어지면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어릴 적에는 정치 토론이 위험하다고 느낀 적이 없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생애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브리 버리스(18)도 트럼프를 찍었다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라운대 정보미래연구실 공동 설립자 스테파니 프리드호프 교수는 ”사람들이 같은 정보 공간에 살지 않고 있어서 사실을 공유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음모론 부채질
선거관리 공직자, 의료기관 종사자, 언론인, 과학자 등 기존의 권위에 대한 불신이 미국 민주주의를 뿌리채 흔들고 있다. 극단적 내용을 중시하는 온라인 알고리즘이 음모론에 쉽게 빠지는 심리상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올해 주류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40%로 줄어 소셜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와 같아졌다. 2016년 공화당원의 주류 언론을 믿는다는 답변은 70%였다.
언론자유 전문 변호사 테드 부트로스는 ”대통령이 허위선전의 대가인 상황에서는 언론과 민주주의가 고초를 격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음모론은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코로나 백신을 적게 맞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뉴욕대 제이 밴 바벨 교수는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가 트럼프 지지자수라고 지적했다. 교육정도, 인종, 지역과 도시의 차이, 과거 독감 접종률 등 모든 요인보다 트럼프 지지 여부가 코로나 백신 접종에 미친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보수나 진보나 모두 음모론 팽배
트럼프 저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소셜 미디어에 트럼프 지지를 높이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돌았다. 트럼프가 요실금을 감추기 위해 수건을 깔고 앉은 채 인터뷰를 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윗도리를 깔고 앉아 있었을 뿐이었다.
언론 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지역 뉴스와 친구, 친지들이 가장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개인이 기관보다 더 신뢰받는 상황은 악용되기 쉽다.
2020년 선거에 패배한 트럼프의 선거 부정 주장을 인플루언서들의 직설적이고 친밀한 말로 전하면서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러시아 정부가 미 선거 개입에 활용한 테넷 미디어는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소셜 미디어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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