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의 게임세상] 19년 야구 게임의 대명사 `컴투스`… KBO 넘어 MLB 팬까지 섭렵 완료

김영욱 2024. 11.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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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천만관중 돌파에 게임도 흥행
2006년부터 쌓아온 노하우로 발전 시켜
내년 'NPB' 출시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
홍지웅 컴투스 야구게임 제작총괄. 컴투스 제공
'컴투스프로야구2024' 인게임 이미지. 컴투스 제공
'MLB 라이벌' 인게임 이미지. 컴투스 제공

"대부분의 게임사는 신작에 집중하면서 구작의 퍼포먼스가 하락하면 서비스를 종료하며 이용자를 하나의 게임에 모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컴투스는 다릅니다. 이용자들이 마음에 드는 야구 게임을 고를 수 있도록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죠."

홍지웅 컴투스 야구게임 제작총괄(상무)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컴투스의 야구 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이야기했다. 홍지웅 상무는 컴투스의 '야구 게임 장인'이다. 2002년 입사한 후 2006년 야구 게임을 맡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컴투스프로야구'를 시작으로 19년간 컴투스의 야구 게임을 발전시켜 왔다.

◇야구 게임만 7종…골라 하는 재미가 있다

컴투스는 '야구 게임'하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게임사다. '컴투스프로야구2024', '컴투스프로야구V24', 'MLB 9이닝스 24', 'MLB 라이벌' 등 자체 개발작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퍼블리싱하는 게임 3종까지 포함하면 총 7가지다. 게임별로 주요 특징이 다른데 야구 팬은 본인의 선호도에 맞는 게임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올해 KBO는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KBO 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중을 돌파했으며 야구 구단의 굿즈 판매량도 크게 늘어났다. '야구게임 명가' 컴투스도 프로야구 흥행에 올라탔다. 컴투스 IR 자료에 따르면 컴투스의 야구 게임 매출은 올 상반기 9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79억원에서 41%나 증가했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야구 게임' 수요로 이어진 결과다.

홍 상무는 "야구 게임 이용자들은 실제 리그 상황과 게임을 동일시하며 플레이한다. 우리는 게임 플레이 외에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승부예측이나, 경기에서 안타를 칠 것으로 예측되는 선수를 뽑는 등 실제 야구와 연계되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천만 관중 돌파, 미국 MLB에서 뉴욕 양키즈와 LA다저스의 43년 만의 월드 시리즈 격돌,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써내려간 기록 등 다양한 이벤트에 힘입어 야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이어져 왔다"며 "야구장에 갈 수 없었던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대리만족'을 위해 콘텐츠를 추가하며 버텨왔는데, 올해는 시즌 내내 이용자 지표가 유지돼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피처폰으로도 야구겜 즐긴 게이머들… 스마트폰에선 '실제 경기처럼'

컴투스가 야구팬들과 게임 이용자들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피처폰 시절부터 쌓아온 노하우 덕분이다. 그만큼 홍 상무를 비롯한 컴투스 야구게임 조직도 골수 야구팬들로 뭉쳐져 있다.

홍 상무는 "2006년 당시에는 게임 인기순위 상위권에 있어야 게임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보니 라이브 서비스의 퀄리티보다는 게임 순위가 매우 중요했다. 또, 회사명을 브랜드로 한 게임이 정말 많았다"면서 "'미니게임천국'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컴투스는 '컴투스프로야구'라는 브랜드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장르를 오랜 기간 이어오면 앞서 한 실수로부터 얻은 지혜나 이용자들의 수요가 나무의 나이테처럼 쌓여간다. 이를 토대로 한 노하우를 조직 내부에서 계속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자들은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야구게임을 쉼없이 진화시키고 있다. 노하우를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담아내면서 빈틈 없는 게임 라인업을 갖췄다. 3년 전 출시한 '컴프야V'는 기존의 '컴프야'와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탑재하며 새로운 재미를 만들었다. 'MLB 라이벌'은 컴프야V와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시스템적인 차이가 많았다. 이에 더해 내년 상반기 일본 프로야구를 기반으로 한 신작 '프로야구 라이징'을 내놓을 예정이다.

◇"선수 키우고 야구계와 손잡고… 야구와 함께 성장"

대부분 게임사는 신작을 출시하면 기존에 서비스 중인 게임의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게임 이용자를 모으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컴투스는 사람을 모으기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며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홍 상무는 "게임사들이 새로운 게임을 내놓으면 전작의 라이브 서비스 규모를 줄이고 신작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용자에게 선택지를 늘려주고 싶었다"며 "컴프야와 컴프야V의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DAU)는 같은 수준이고, 성과도 둘 다 잘 나온다. 컴투스의 생태계 안에서 선택지를 제공하며 기회를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컴프야'와 '컴프야V'는 게임성이 다르고, 이용자 단말기의 사양도 다르다. 이용자의 선택지를 늘려주고 업데이트 방향도 다르게 하며 이용자가 취향에 맞는 게임을 고르게 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하기를 원하면 실시간 대전이 가능한 '컴프야V'와 'MLB 라이벌'을, 육성이나 자동 진행을 원하면 컴프야나 MLB 9이닝스를 플레이하면 된다. 이런 접근이 컴투스 야구 게임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신작 나와도 기존작에 들이는 정성은 그대로"

이용자들의 구미에 맞는 풍성한 라인업을 꾸리기 위해서는 개발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게임사들이 기존작보다 신작에 집중하는 이유는 효율적으로 인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컴투스는 야구 게임을 개발하면서 꾸준히 인재를 채용해왔다. 현재 게임 제작 인력은 187명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인재를 수급하고 팀을 새롭게 꾸리고 있다.

홍 상무는 "신작을 준비할 때 이용자가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기존 게임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우리는 기존작에 투입되는 인력에 변화를 가하지 않고 새로 팀을 구성한다"며 "덕분에 기존작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면서 신작을 키울 수 있다. '야구 게임하면 컴투스'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내놓는다. 홍 상무는 "야구 시장이 커지는 만큼 야구 게임도 동반 성장 중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홍 상무가 꿈꾸는 큰 그림은 게임과 실제 야구계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쌓고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컴투스는 올해 선수협회와 퍼블리시티권을 맺었다. 2군 선수와 유소년이 뛰는 리틀 야구, 여성 야구 등도 지원하며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야구계가 크면 당연히 야구게임도 큰다. 그런 취지에서 사회공헌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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