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번 돈으로 노후를 버틸 수 있을까…“타임머신을 타고 온 노인” [창+]

서영민 2024. 11. 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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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중에서]

<인터뷰> 윤후순/ 인천시 부평구(71세)
“이게 다 빠졌어요. 전체 팔도 다 빠지고 고개도 돌아가고 혓바닥도 다 빠져 버렸어요. 어려서... 9살 먹어서 그랬는데 한 석 달인가 넉 달 만에 살아났어요.”

어색한 걸음걸이는 병마의 흔적이다.

<인터뷰> 윤후순/ 인천시 부평구(71세)
“아들, 딸이 있는데 이만, 이만해서 떼어놓고 나왔어. 내가. 왜 나왔냐. 신랑이 막 두드려 대는데 맞고는 못 살겠더라고요. 나도. 맞고는 못 살아서 내가 나온 것이 이렇게 됐어요.”

올해 일흔하나, 할머니의 인생에는 굴곡이 깊다.

<인터뷰> 윤후순/ 인천시 부평구(71세)
“할 게 없잖아요. 할 게 없어 갖고 저거를 내가 시작해 갖고 시방 이렇게 됐네요. 내가”

“박스는 한 3,000원, 4,000원 그렇게 받고 그래요.”
(기자: 그거밖에 안 돼요?)
“그러니까 많이 갖고 가야 해요. 박스를, 많이 갖고 가야 그렇게 받지. 조금 갖고 가면 그것도 못 받아요.”

하루 3,4천원, 폐지 수입에 기대 사는데도,
정부 생계비 지원은 못 받는다.

30만원 남짓 국민연금을 받고, 반지하 집까지 있어서다.

<인터뷰> 윤후순/ 인천시 부평구(71세)
“내가 이 집을 괜히 샀어요. 국민연금하고 노령(기초)연금하고. 그렇게 나오니까 그 사람들은 다 컴퓨터로 조회해 보고 돈을 안 주는 거예요. 집 있지. 돈 나오지. 그러니까 안 나와요. 나는,”
(기자: 생활비가 좀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않으십니까?)
“저요? 막 펑펑 쓰면 부족하죠. 그런데 제가, 나는 진짜 뭐든지 사고 싶어도요. 돈이 부족하니까 안 사요. 저는 사고 싶어도. 여행도 가고 싶죠. 가고 싶지만 누가 데리고 갈 사람이 없으니까 내가 혼자 못 다니고 어떻게 해요. 내가 이렇게 박스만 줍다 이렇게 내가 죽을까 봐 그런 생각이 그렇게 두렵고 무섭지는 않아요. 아직까지는 여태까지 살았어도 나 그런 것은 안 느꼈어요.”
(기자: 조금 생활이 이런 면에서 나아졌으면 좋겠다 싶으신 거 있으세요?)
“그렇죠. 나아지면 좋죠.”
(기자: 어떤 게 있으면 좋겠습니까?)
“...나는 그것까지는 말씀 못 드리겠는데...”

<인터뷰> 이승희 / KDI 연구위원\
“1945년생 기준으로 했을 때, 이분이 30세일 때 1인당 GDP가 한 600불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5년 뒤, 5년 뒤 같은 경우는 1700불 정도, 거의 3배 가량 뛰게 됩니다. 그 말은 뭐냐면은 이 세대가 그 당시에 평균적인 소득을 벌고 있었어도 바로 5년 뒤만 되면 그때의 평균 소득이 굉장히 한참 낮은 수준의 소득이 되는 거죠. 이게 생애 전반에 걸쳐 누적이 되다 보면 결국 고령층이 되었을 때 축적한 자산의 양이라든가 어떤 보유하고 있는 소득의 양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그래서 세대간의 빈곤이 굉장히 크게 차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굉장히 미래 세대에 온 것처럼 굉장히 큰 사회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에 따라서 경제적 빈곤 수준이 굉장히 차이가 나타나게 되죠.”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온 노인.
이 노인들이 남긴 경제적 흔적은 참혹하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가난하다.

75세 이상은 반 넘게 빈곤선 아래다.

OECD에서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할수록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은 극단적으로 도드라진다.

<인터뷰> 황현정 / OECD 한국 데스크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약 40%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OECD 평균인 15%보다 훨씬 상회하는 수준인데요. 65세에서 74세와 75세 ~ 85세. 그 이상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빈곤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예금 등 이미 모아둔 자산을 고려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인터뷰> 이승희/ KDI 연구위원
“사실 우리나라 많은 고령층 같은 경우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따라서 저는 이분들이 굉장히 보유한 자산이 많기 때문에 노인 빈곤율이 적어도 한 절반 수준까지로 떨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자산을 고려해서, 자산과 소득을 함께 고려해서 노인 빈곤율을 계산했을 때 이 노인 빈곤율은 한 7~8%포인트 정도밖에 감소하지 않았거든요. 여전히 자산을 고려했을 때도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빈곤율을 보이고 있거든요.”

<인터뷰>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저희가 시흥시 같은 데를 조사해 보면 한 40% 정도의 지하 거주(노인) 분들이 자가거든요. 자가이면 주거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연구가 되어있지 않고, 조사가 되어있지 않아서 실은 그분들도 모르지만 국가도 잘 모르는 거예요.”

방송일자: 2024년 10월 29일 22시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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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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