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폐어구에 꼬리 감긴 채…돌고래는 광어를 사냥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연안에서 폐어구에 걸린 채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 다큐제주·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센터 제공

제주 연안에서 폐어구에 걸린 채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가 또 발견됐다.

제주 연안의 남방큰돌고래를 모니터하고 있는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는 지난 4일 오후 3시50분께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앞바다에서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이 돌고래는 꼬리에 폐어구가 감긴 채 광어를 사냥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큐제주 등은 폐어구의 줄 굵기가 상당하고 해조류가 부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돌고래가 줄에 걸린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이번에 발견된 남방큰돌고래는 성체에 가까운 돌고래로 아직 활발한 움직임과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꼬리에 걸린 폐어구 줄 때문에 유영과 먹이활동에 영향을 받게 되면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다큐제주 등은 지난해 11월1일 구좌읍 하도리 연안에서 폐어구에 걸린 어린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한 바 있다. 이후 지난 8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낚싯바늘과 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였으나, 줄을 절단하는 데 그쳤다. 이 새끼 돌고래는 어미와 함께 모슬포 일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그사이 늘어진 줄에 달라붙은 해조류가 점점 늘어나면서 돌고래의 유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다큐제주 쪽은 밝혔다.

오 감독은 “폐어구로 인해 제주바다가 해양생명체에 점차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돌고래를 추적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