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창 ‘점자’…현실은?
[KBS 제주] [앵커]
오늘은 제98돌 한글 점자의 날입니다.
시각장애인은 점자가 없으면 일상을 누리기가 어려운데요.
점자 사용 실태는 어떨까요.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전국장애인체전 사이클 금메달리스트이자, 점자대회에서 1등을 한 시각장애인 강진이 씨.
이런 강 씨라도 여전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바로 외출입니다.
지팡이 하나에 온 신경을 모아 점자블록을 따라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것은 성공.
그다음부터가 문제입니다.
점자 버스 시간표 대신 안내 방송으로 버스 노선을 확인해 보지만,
["441번 버스가 잠시 후 도착합니다."]
주변 소음에 놓치기도 쉽고 여러 대가 도착하면 탈 버스가 맞는지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어디 가는 거예요?"]
[강진이/시각장애인 : "(교통)약자콜은 다 신고하고 다니는 거잖아요 사람이. 근데 우리 대중교통은 신고 안 해도 탈 수 있는데 활동 보조 없으면 못 타죠. 물어보는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요."]
출입구 외엔 점자 블록이나 점자 안내가 없는 곳이 많아 기본적인 동네 공원 산책과 운동기구 이용도 보조인 없인 어렵습니다.
["이거는 손잡이야."]
마트는 물론 주민센터나 은행, 우체국에서의 서류 상당수도 점자 안내가 미흡해 일상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강진이/시각장애인 : "(식품) 유통기한만큼이라도 점자로 되어 있었으면 좋겠고요. 관공서 이런 데 가면 서류 뗄 때 점자로 좀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게 힘들어요."]
그나마 지난해 제주에선 처음으로 점자와 점자 문화 진흥 조례안이 만들어졌습니다.
공공건물에서 점자를 사용하고 점자 문서 제공, 전문 인력 양성 등에 힘쓰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전현정/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정보접근지원팀 과장 : "(점자 표기를 위해) 시각장애인이랑 관련이 있는 제품이 있으면 저희한테 문의해 주시라고 (업체에) 말씀드리고 있기는 한데 아직은 그렇게 소식은 없습니다."]
도내 시각장애인은 3천900여 명.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세상을 보는 '눈'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전현정/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정보접근지원팀 과장 : "점자는요. 손으로 보는 창, 손끝으로 보는 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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