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설계 계약 체결

박지윤 기자 2024. 11. 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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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해외 원전 건설 수주
원전 2기 건설… 올해 설계 착수, 내년 EPC 계약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 원전 설계 계약을 수주하며 15년 만에 해외 원전 사업 재개의 포문을 열었다.

4일(현지시각)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설계 계약 체결에 앞서 진행된 면담 자리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왼쪽)과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총리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4일(현지시각) 불가리아 소피아에 위치한 국무회의 청사에서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 Kozloduy NPP-New Builds)와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설계 계약(ESC, Engineering Services Contract)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날 계약 서명식에는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불가리아 총리,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 페툐 이바노프 불가리아 원자력공사 사장, 엘리아스 기디언 웨스팅하우스 부사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계약 서명식에 앞서 윤영준 사장은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총리,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장관과 면담을 통해 상호 협력 증진의 의지를 확인했다.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총리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현대건설과 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기쁘다”며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올해 1단계 설계에 착수하고 2단계인 설계‧조달‧시공(EPC)의 본계약은 내년 말에 체결한 후 2035년 준공 예정이다.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74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노후화한 1~4호기는 폐쇄됐고 러시아에서 개발한 가압경수로형 모델인 5·6호기는 가동 중이다. 이번에 건설하는 7·8호기에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을 적용할 예정이다.

사업 1단계에서 현대건설은 BOP(Balance of Plant,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원자력 발전소의 모든 지원 구성요소 및 보조 시스템)과 사업지 인프라 설계, 인허가 지원 등을 담당한다. 공사 기간은 사업 착수일로부터 12개월이다. 현대건설은 원전 건설에 대한 초격차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성공적인 설계를 완수할 계획이다. 조달, 시공 등 EPC 전반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원전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역량을 발휘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현대건설은 소피아 오브차 쿠펠에서 ‘현대건설 불가리아 오피스 개소식’을 개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소피아 지사와 현장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는 거점으로서 긴밀한 현지 커뮤니케이션과 원활한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불가리아 오피스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종합건설기업 GBS와 현장 가설 인프라 설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하며 입찰자격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했다. 윤영준 사장은 이후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제1‧2당 총재 등 고위 인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진행했다. 현지 원전·건설업계를 포함한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현대건설 원전 로드쇼 2024′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현대건설은 협력 파트너로서 신뢰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2009년 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원전 역사에 남을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원전 지원 정책과 현대건설의 독보적인 원전 사업 역량을 토대로 코즐로두이 대형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함으로써 불가리아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유럽 전역에 현대건설의 원전 건설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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