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은 곧 ‘학교소멸’...서울 곳곳 ‘유령학교’ 방치할 것인가 [충무로에서]

한우람 기자(lamus@mk.co.kr) 2024. 11. 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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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땐 학교 당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가 보통 300명은 넘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100명도 안되는 학교들이 늘고 있어요. 전교 10등해도 내신 3등급인 경우가 나올 수 있더라구요" 한 30대가 요즘 학생수가 급감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학생수의 변화는 이제 '학교 소멸'로 이어질 판이다.

인구 소멸과 가장 거리가 먼 서울 조차도 전체 초·중·고교 1310개교 중 12.9%인 169개교가 학생수 유지 조차 버거운 소규모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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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성수공업고등학교가 마지막 학생들을 졸업시키고 폐교 수순에 들어갔다. 이승환 기자
“저희 땐 학교 당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가 보통 300명은 넘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100명도 안되는 학교들이 늘고 있어요. 전교 10등해도 내신 3등급인 경우가 나올 수 있더라구요” 한 30대가 요즘 학생수가 급감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40·50대라면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말도 마라. 우리 때는 고3이 기본 1000명인 경우가 많았다. 한 학급에 60명이 비좁게 들어앉아 수업하는 광경도 흔했지”

교실 풍경은 지난 수십년간 서서히, 그러나 극적으로 바뀌어왔다. 그 과정은 콩나물시루같던 교실이 나름 정상화되는 과정이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학생수의 변화는 이제 ‘학교 소멸’로 이어질 판이다. 인구 소멸과 가장 거리가 먼 서울 조차도 전체 초·중·고교 1310개교 중 12.9%인 169개교가 학생수 유지 조차 버거운 소규모 학교다.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전교생이 240명 이하, 중·고등학교는 3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의 숫자가 그리도 많다.

학교들의 붕괴는 순식간에 찾아온다. 현재 6학년인 2012년생은 48만4550명이 태어났다. 1학년인 2017년 출생아수는 35만7771명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불과 6년이 지난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28명이다. 학령 인구의 급감은 코 앞에 찾아온 재앙이다.

학교소멸이 현실화됐지만 이에 대한 준비는 사실상 전무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잉 교부금에 대해서 각 시도교육청들은 이렇게 항변한다. “교육청 예산 중 인건비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만 2022년에 64.9%였다. 이같은 고정비를 제외하면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맞춰 신규 사업을 진행할 비용 대기도 버겁다”라고 말한다. 학생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교를 인위적으로 줄이기도 녹록치 않고, 행정 인력을 하루 아침에 감축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정비는 차치하고 현실화되는 폐교에 대한 대비책은 있을까. 이에 대한 교육계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폐교를 하려면 도시개발계획을 바꿔야 하고, 이 경우 시군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계획을 바꿔줘야 가능하다”라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대로 가면 소멸된 학교는 한동안 빈 공간으로 남게 될 처지다. 개발 도중 시행사 등의 부도로 ‘유령건물’이 되는 사례가 학교에서도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인구구조 급변 충격파가 가장 먼저 찾아오는 학교 문제조차 이처럼 해결하기 어렵다면, 뒤이어 찾아오는 더 큰 고령화 파고는 어떻게 넘길 것인가. 해법찾기를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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