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까지 번진 한미약품그룹 내분…주총 표대결 향방은

허인회 기자 2024. 11. 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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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이 4일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모녀(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와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간 경영권 분쟁에서 한미약품은 모녀 측에 선 가운데 나머지 계열사 대표들은 형제 측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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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대표들 “한미약품 독립경영 반대”…신동국 회장 저격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 여실히 드러나”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미약품 사옥 모습 ⓒ연합뉴스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이 4일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모녀(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와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간 경영권 분쟁에서 한미약품은 모녀 측에 선 가운데 나머지 계열사 대표들은 형제 측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이날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이사,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 사업 부문 부사장 등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대표는 한미그룹 사내망에 공동성명을 내고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간의 단합이 해쳐지고, 이로 인해 한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무 기여도 없었고 제약바이오 산업에 문외한인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다"며 "그룹 내 일부 임직원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과 연합해 소위 '3자 연합'을 결성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일부 주주와 외부 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거부한다"면서 "대주주 가족들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 영업과 신제품, 신약 연구개발(R&D), 글로벌시장 개척 등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들의 공동 성명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 이번 한미사이언스의 일부 계열사 대표들의 성명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외부세력 개입의 중단을 위해 사모펀드 등 매각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준석 부사장(한미사이언스)과 장영길 대표(한미정밀화학)는 다가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미사이언스에 제안한다.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달라"고 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하며 인사팀, 법무팀 신설 등 조직 개편 등을 단행했다. 이에 주요 계열사 대표단은 내부 분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해왔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종훈 형제 측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지주사 재편을 요구하는 '3자 연합'이 대립하고 있다. 양측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 등을 두고 표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내달 19일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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