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의 '진실'] '빼따꼼쁠리' 해소, 이차전지 악재도 풀렸다

박순혁 2024. 11. 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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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선언한 4일 오전 10시께부터 급등한 코스피가 전 거래일(2582.96)보다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에 장을 마감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29.05)보다 25.03포인트(3.43%) 급등한 754.08에 마감했다./뉴시스

[더팩트 | 박순혁 칼럼니스트] 11월 4일 드디어 민주당에서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증시를 눌러 왔던 두 가지 묵은 악재 중 하나가 소멸되자 코스피는 1.8%, 코스닥은 무려 3.4% 급등으로 화답했다. 그동안 금투세랑 주가랑은 관련이 없다는 얘기를 한 이들은 국민들과 2000만 개인투자자들에게 사과함이 마땅하다.

'빼따꼼쁠리(Fait Accompli)'라는 증시 용어가 있다. 헝가리계 프랑스인으로 유명한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에 의해 유명해진 말인데, ‘기정사실화’라는 의미다. 주가는 호재나 악재를 반영하여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그 호재나 악재가 실제 발생하였을 경우에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코스톨라니는 '전쟁의 포성 소리가 들릴 때 주식을 사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빼따꼼쁠리의 정수가 담겨 있는 조언이라 할 수 있다.

'전쟁의 포성 소리가 들릴 때 주식을 사라'는 말은 이런 뜻이다. 통상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쟁 당사국 간의 설전이 먼저 오고가고 관련되어 전쟁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다가 마지막 순간에 전쟁이 실제 일어난다. 증시는 선반영하기 때문에 설전이 오고 가는 시점부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여 전쟁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어 가면 주가는 상당기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이 때에 실제 전쟁이 일어나면 더 이상 악재는 나올 것이 없고 '이제는 전쟁이 끝난다'라는 호재를 선반영하는 '빼따꼼쁠리' 현상으로 오히려 주가는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전쟁의 포성 소리가 들릴 때 주식을 사야한다'는 것이다.

'전쟁의 포성 소리가 들릴 때 주식을 사라'는 코스톨라니의 '빼따꼼쁠리' 현상이 실제로 일어난 예가 2003년 미국과 이라크 간 전쟁 때의 일이다. 미국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증시는 크게 하락하였다가 실제 전쟁이 발발한 그 시점에는 오히려 바닥을 찍고 이후 증시가 급상승하였다.

전쟁이 실제 발발한 날 코스피 지수는 512p 바닥을 찍고 이후 바로 대세 상승장이 펼쳐져서 2007년에는 2085p 까지 무려 4배가 오르는 대상승장이 펼쳐졌다. 이런 현상이 금번 금투세 폐지를 계기로 국내증시에도 펼쳐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코스닥 증시, 특히 이차전지 업종이 상승을 주도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이 또한 '빼따꼼쁠리' 현상 때문이다. 올해 4월 초부터 국내증시, 그 중에서도 코스닥, 특히 이차전지 주가는 '더블 빼따꼼쁠리' 현상에 의해 크게 하락했다. 4월 초 이차전지 업종에 들이닥친 첫 번째 악재는 바로 금투세이고, 두 번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다. 실제 올해 4월 이후 전세계적 증시 랠리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는 유독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 이 중에서도 코스피 대비 코스닥, 업종에서는 이차전지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런 현상은 금투세를 개인만 '독박 부담'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그리고 일반법인은 금투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개인투자자에게만 없던 세금이 갑자기 생기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 현상이 벌어지고, 주로 개인들이 선호하는 코스닥 시장과 이차전지 업종이 직격탄을 맞아 하락의 폭이 더욱 컸던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리스크'가 지나치게 부풀려짐에 따라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은 크게 타격을 입을 것처럼 여론이 형성됐고, 이는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에는 이차전지 투자를 보류해야겠다는 움직임이 생겨난 것이다. '전쟁의 포성 = 미국 대선'과 같은 이중의 빼따꼼쁠리 현상이 일어났던 셈이고, 이제 전쟁의 포성, 즉 미국 대선 결과가 곧 드러나게 됐다.

이는 '금투세+미대선'이라는 이중의 빼따꼼쁠리가 이번 주에 모두 소멸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차전지 업종 전반의 바닥과 추세적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 도래한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더블 빼따꼼블리' 외에도 그간 이차전지 주가를 억눌러 왔던 '케즘(Chasm)' 현상도 극복될 기미가 보이는 펀드멘탈적 긍정적 요소까지 가세하고 있다. 올해 8월 출시된 기아의 EV3 전기차는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능과 양호한 디자인까지 삼박자를 갖춘 전기차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기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합리적 가격에 성능이 개선된 전기차를 속속 내어놓고 있고, 이런 신차들이 2025년에는 더욱 많아질 예정이다. 올해 전기차 업황이 유독 부진했던 유럽은 독일이 전기차 보조금을 재개하는 것을 계기로 전기차 판매가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은 FRB가 금리 인하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자동차 할부금리 인하에 따른 자동차 판매 증가가 목격되고 있고, 특히 전기차의 판매 호조가 두드러 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캐나다가 100%, 유럽이 최고 47%의 상계관세를 우리의 경쟁자인 중국 전기차에 부과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 또한 기대된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A Friend inneed is a friend indeed)'라는 영국 속담이 있다. 올 한 해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이 금투세와 트럼프 리스크라는 '더블 빼따꼼쁠리'로 어려웠을 때 흔들리지 않고 인내하며,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서로를 격려했던 이차전지 투자자들은 곧 달콤한 열매를 따게 될 것이다. 여러분들의 성공투자를 기원한다.

poohus@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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