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아버지 시신을 냉장고에…새어머니와의 '재산 분할' 때문?

삽화=김현정 디자인 기자

아버지 사망을 숨기고 시신을 1년 2개월 동안 김치냉장고에 방치한 아들이 최근 자수한 가운데 아버지가 이혼소송 중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아들이 재산분할을 염두에 두고 범행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 이천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 40대 남성 A씨 아버지인 70대 B씨와 의붓어머니 C씨가 이혼·재산분할 소송 중이었던 사실을 파악했다.

이 소송은 지난 4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애초 A씨는 소송 과정에서 C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아버지 사망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주거지에서 아버지의 사망을 확인했지만 신고하지 않은 채 시신을 비닐에 감싸 김치냉장고에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약 1년 2개월이 지난 이달 1일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친척들이 B씨를 실종 신고하면서 수사망이 좁혀질 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가 재산분할 소송 때문에 아버지 사망 사실을 숨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B씨 시신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국과수는 "심장 동맥경화가 심해 심장마비, 급성 심장사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어 ''사인에 이를 만한 외력 손상이 확인되지 않는데 부패로 인해 신체 타박상은 식별하기 어렵다"고 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