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사건 보도하러간 취재진도 털렸다…아르헨서 벌어진 일
아르헨티나 방송국 취재진들이 연쇄 강도사건을 취재하러 현장에 갔다가, 강도떼에게 취재용 장비와 가방을 빼앗겼다.
4일(현지 시각) 채널9 등 아르헨티나 매체에 따르면, 이 매체와 텔레페, A24 등의 취재진은 이날 오전 강도 사건을 취재하러 모론 지역을 방문했다. 최근 이 일대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에게 강도를 당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하자 피해 지역을 찾은 것이었다.
문제 상황은 취재진들이 보도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벌어졌다. 다시 이 지역에 나타난 강도들이 취재진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들이 차량에서 내리는 틈을 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피해자인 텔레페 소속 에반젤리나 아제라드 기자는 “이번에는 내 차례였다”라며 “단 몇 초만에 벌어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보도 내용을 정리하고 있을 때 그들(강도들)이 카메라, 마이크, 서류, 지갑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무장한 채 오토바이 두 대를 타고 달아났다”라며 “다행히 총을 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채널9의 로미나 이아노티 기자도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 지금도 온몸이 떨린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이아노티 기자는 카메라맨의 차에 앉아있었다고 한다. 그는 “강도들이 다가와 카메라와 송신기가 든 가방을 빼앗아 갔다”라며 “그들은 카메라맨에게 차 열쇠를 달라고 하면서 나를 데리고 가려고도 했다. 일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데, 끝까지 저항해준 카메라맨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A24 취재진은 각기 다른 오토바이를 탄 수상한 4명의 남성을 보고 직감적으로 모토초로(오토바이를 탄 강도)라고 생각해 차에서 내리지 않아 큰 피해는 입지 않았다고 한다.
강도들은 잠시 현장을 떠났다가 5분뒤 돌아와 채널9, 텔레페 측 취재진이 미리 설치해둔 장비도 훔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채널9의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송출하고 있었고, 도둑들이 카메라를 훔쳐 카를로스 가르델이라는 빈민촌에 들어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에 보도됐다.
에반젤리나는 “이후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사건은 일상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라며 “현장에서 벗어날 수는 있었지만 모든 것을 봤기 때문에 여전히 엄청난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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