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신 냉동고에 숨긴 아들, 의붓어머니와 수십억대 이혼소송

1년 넘게 아버지 시신 냉동고에 숨긴 40대 자수
부친 숨진 상태에서 의붓어머니와 '이혼소송' 진행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아버지의 시신을 1년 넘게 냉동고에 보관하다 경찰에 자수한 40대 남성이 아버지가 숨진 상태에서 의붓어머니와 수십억대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4일 YTN에 보도 따르면, 시체 은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씨는 이혼 소송 중이던 의붓어머니와 변호사에 아버지가 살아있는 것처럼 속이고 이혼 재판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가 숨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당시는 이혼소송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다. A씨 부친과 의붓어머니의 이혼 소송은 2022년 7월 시작돼 올해 4월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이혼소송 당사자인 의붓어머니는 YTN에 A씨가 마치 아버지가 살아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며 “소송 2심, 1심에서도 계속 기다렸다. 최근까지도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일 변호사와 대동해 70대 아버지의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자수했다. 경찰이 시신 부검을 의뢰한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과 관련해 타살 흔적 등 범죄혐의점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국과수는 “심장 동맥경화가 심해 심장마비나 급성심장사로 사망 가능성이 있어 보이며, 콩팥이 위축된 상태인 수신증을 보였다”며 “다만 사인으로 단정할 수 없어 정확한 내용은 정밀검사 이후 판단할 사항”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두개골 골절이나 장기 손상 등 사망에 이를만한 외력 손상은 확인되지 않고, 부패로 인해 신체 타박상 등은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