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2016년 원익IPS 지주 전환…오너십 ‘Up’ & 894억 ‘잭팟’
현 원익IPS 인적분할뒤 주식 지주사로 갈아타
오너 이용한→㈜원익→홀딩스 ‘옥상옥’ 강화
원익QnC 지주 편입 과정서 지분 21% 현금화
1300억원. 원익그룹의 모태 ㈜원익의 작년 매출(연결) 수치다. 원익QnC를 비롯해 적게는 3070억원, 많게는 8060억원인 반도체 장비․소재 및 2차전지 장비 분야의 핵심 ‘5인방’에 비할 바 못된다.
현 계열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5개 주력사가 모두 포진한 지주사 체제의 최상단에 위치한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바꿔 말하면, ㈜원익은 창업주 이용한(70) 회장의 경영권을 지탱해 왔던 ‘키’다.
오너 계열 장악력의 ‘키’ 모태 ㈜원익
2015년까지만 해도 원익그룹의 주력사 지배구조는 ㈜원익 38.09% 1대주주인 이 창업주를 정점으로 ㈜원익(10.16%)→옛 원익IPS(46.52%)→원익머트리얼즈로 이어지는 뼈대를 갖추고 있었다.
모태사 ㈜원익을 기반으로 한 인수합병(M&A)의 결과물이다. 옛 원익IPS는 각각 1999년 11월, 2005년 12월 인수한 반도체 제조용 장비업체 아이피에스(IPS)와 ㈜아토를 2011년 1월 통합한 법인이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앞서 2006년 12월 ㈜아토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및 일반산업용 가스부문을 물적분할해 만들어졌다.
이 회장은 이와 별도로 원익QnC 최대주주로서 40.35%의 지분을 소유했다. 2003년 11월 ㈜원익이 반도체 소재 석영유리(쿼츠웨어) 부문(전신 한국큐엠이)을 인적분할을 통해 따로 떼어낸 데 기인한다.
현 ㈜원익이 그룹 내에서 사업적 비중이 미미한 이유이기도 하다. 원익QnC을 쪼갠 뒤로는 이 회장이 1981년 10월 원익통상으로 설립할 때부터 벌여온 전자부품 및 의료·조명기기를 수입·판매하는 게 주된 일이다.
원익IPS 지주 전환 뒤 지배력 22.5%→53.1%
2016년 4월 원익IPS의 지주 전환을 계기로 이 창업주의 계열 장악력은 배가(倍加)됐다. 당시 기업 볼륨이 가장 컸던 계열사이자 성장의 견인차였던 원익IPS의 지배기반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메이저 삼성전자와 궤를 같이 하며 원익IPS의 매출(연결)이 IPS와 ㈜아토 통합 첫 해인 2011년 3400억원에서 2015년 647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불어났던 시기다. 영업이익은 290억원에서 993억원으로 뛰었다. 반면 대주주 지분이 ㈜원익(10.16%) 외에 이 회장 6.83%, 원익QnC 5.53%를 합해도 22.52%에 머물렀다.
투자 및 토탈가스솔루션(TGS) 부문의 사업형 지주사 원익홀딩스(존속)와 주력인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Solar Cell) 장비 제조부문 원익IPS(신설)로 쪼갰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원익→지주사 원익홀딩스 ‘옥상옥(屋上屋)’ 체제가 만들어진 게 이 때다.
비율 49%대 51%의 인적분할 3개월 뒤 원익홀딩스가 원익IPS 주주를 대상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96.90%, 액수로 2530억원어치다. 원익IPS 주식의 26.63%가 청약했던 때다.
사실상 이 회장과 계열 주주사를 위한 것이다. 원익IPS 주식 22.52%를 전량 털고 원익홀딩스로 갈아탔다. ㈜원익의 홀딩스 지분은 23.93%로 뛰었다. 이 회장과 원익QnC는 각각 16.10%, 13.02%로 높아졌다. 도합 53.05%다. 원익홀딩스는 자회사 원익IPS 지분이 6.22%→32.85%로 상승했다.
홀딩스 등 주력 5인방 ㈜원익 아래 포진
이 창업주는 계열 재편 과정에서 ‘잭팟’을 터트리기도 했다. 1년여 뒤인 2017년 12월 이 회장이 원익QnC 개인지분 40.35% 중 21%를 원익홀딩스에 매각했다. 모든 반도체 계열사들을 지주 체제에 편입시키기 위한 수순이었다.
원익QnC의 주식시세가 2016년 말 8925원(2017년 5월 100% 무상증자 반영)에서 1만6200원으로 갑절 가까이 치솟았던 때다. 이 회장이 손에 거머쥔 현금이 894억원에 달했다.
이 자금 중 120억원은 이 무렵 원익QnC의 원익홀딩스 지분 13.02% 중 5%를 ㈜원익과 함께 각각 3%(179억원), 2%씩 받아주는 데 쓰기도 했다. 이 회장이 현재 원익홀딩스 개인지분 18.10%를 보유 중인 이유다.
아울러 이듬해 4월 ㈜원익의 192억원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당시 77억원을 출자해 ㈜원익 지분을 38.09%→38.69%(작년 말 38.18%)로 유지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원익홀딩스는 이후 2020년 12월 2차전지 장비업체 피앤이(PNE)솔루션을 인수했다. 이듬해 11월에는 PNE솔루션을 통해 공정 자동화 장비업체 ㈜엔에스(NS)를 편입했다. 2022년 11월에는 두 계열사를 통합했다. 현 원익PNE이다.
이에 따라 원익그룹은 양대 사업축인 반도체 장비·소재 및 2차전지 장비 분야의 핵심 5개 계열사가 모두 지주사 체제에 포진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 회장은 줄곧 자신이 1대주주인 ㈜원익을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계열 지배구조를 유지하며 강력한 오너십을 행사해 왔다는 의미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원익→원익홀딩스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는 결과적으로 8년여 만인 올해 2세 세습을 위한 지분 대물림에 위력을 발휘했다. 이 회장이 개인 금융컨설팅·자산평가 유한회사인 호라이즌을 앞세웠다.(▶ [거버넌스워치] 원익 ③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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