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접전 美대선에 불확실성↑…뉴욕증시·10년물 금리 '뚝'[월스트리트in]
"당선자 발표 오래 걸릴 경우, 투심 악화불가피"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그룹 주가 12.4%↓
해리스 선전에 국채금리는 급락…10년물 4.3% 하회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대선을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내일 대선 향방과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눈치보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초박빙의 승부가 이어질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내린 4만1794.60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28% 떨어진 5712.69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33% 하락한 1만8179.98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누가 승리할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마다 차이는 있지만, 모두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기록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는 표차이가 거의 나지 않을 경우 개표 완료까지 수일이 걸릴 수 있다. 이는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로웬 굿윈은 “이번 선거는 판가름하기에는 너무 박빙이라 누구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투자자들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날 증시 상황을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보통 FOMC가 열리는 주에는 금리 향방이 시장을 지배하지만, 이번주는 선거가 핵심”이라며 “당선 결과가 지연될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BMO 패밀리 오피스의 캐롤 슐라이프는 “대선 승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거나 당선자 발표가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경우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하원·상원 ‘싹쓸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하원과 상원이 양당으로 양분할 경우 후보자들의 주요 공약이 법안으로 통과되기 어렵지만, 반대의 경우 세제나 예산 정책에 큰 변화가 있어 증시에는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
“대선 불확실성 해소되면, 연말까지 5% 더 상승가능”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변동성이 줄어들면 뉴욕증시는 연말까지 상승 궤도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대선이 끝나고 투자자들은 숨을 고르면서 S&P500지수는 올해말까지 계속 상승할 수 있다”며 “현재 지수서 5% 상승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뚜렷한 촉매제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이러한 열기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0.48% 오른 136.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지수 편입 소식에 장중 138.96달러까지 오르며 장중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지만, 장막판 상승폭을 반납하며 다시 2위를 유지했다.
아마존 데이터 센터에 더 많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공장의 원자력 발전을 늘려달라는 탈렌에너지의 요청을 연방규제당국이 거부하면서 탈렌에너지(-2.23%) 등 유틸리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그룹(TMTG) 주가가는 12.37%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11월 FOMC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거의 100% 확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12월 FOMC에도 추가로 금리인하에 나설지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1월 금리를 25bp 내릴 확률은 98%다. 12월 추가로 25b 내릴 확률은 81.7%를 반영하고 있고, 11월 금리인하 후 동결 가능성은 17.9%를 기록 중이다.
국채금리 급락…10년물 4.3% 아래로
트럼프 당선 가능성 등 영향으로 연일 치솟던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해리스가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온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6.6bp 내린 4.297%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2.9bp 빠진 4.175%에서 움직이고 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감세 정책으로 해리스 정부보다 연방재정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채권 투자자들은 이민 단속과 전면 관세 도입 등이 인플레이션을 재발시켜 국채를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 해리스 당선 가능성이 다시 올라가면서 치솟던 국채금리가 다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6% 내린 103.90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0.54% 급락한 152.16엔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12월 증산 계획을 미루기로 합의하면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98달러(2.85%) 높아진 배럴당 71.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98달러(2.71%) 상승한 배럴당 75.08달러에 마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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