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삶의 질과 문화도시

2024. 11. 5.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추사 김정희는 자신의 집 대청마루에 '신안구가(新安舊家)'라는 편액을 내걸었다.

추사가 택한 오래된 집 '구가'에는 그의 마음과 한 시대를 살아온 삶의 깊이가 배어난다.

대전광역시를 비롯해, 천안과 아산, 내포신도시 등 충남 지역 각 도시들의 경우 도시화 과정이 문화 친화적으로 추진될 때,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상위 개념으로 두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정우 천안문학관장

추사 김정희는 자신의 집 대청마루에 '신안구가(新安舊家)'라는 편액을 내걸었다. '낡고 오래됨이 깊이 스며들어 있는 집이 편안하다'는 내용이다. 추사가 택한 오래된 집 '구가'에는 그의 마음과 한 시대를 살아온 삶의 깊이가 배어난다.

일본의 건축가 엔도 야스히로는 저서 '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에서 "마을 만들기의 중심 주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 만들기"라고 말한다. 마을을 조성하는 것은 형태나 기능보다도 그 지역에, 그 지역을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두고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도시는 우리에게 삶의 터전이자 문화의 바탕, 나아가 살아있는 역사로 하나의 생명체나 다름없다. 거기에는 문화가 배어 있고, 또 시대의 철학과 지역의 정체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경제 기술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활동의 결과다. 따라서 도시문화의 수준은 그 사회 전체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문화적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문화자원의 사회 경제적 가치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접근방식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들 과오 중 대표적인 것은,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우선적으로, 문화적 관계를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자. 대전광역시를 비롯해, 천안과 아산, 내포신도시 등 충남 지역 각 도시들의 경우 도시화 과정이 문화 친화적으로 추진될 때,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상위 개념으로 두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도시정책과 문화정책을 효율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경제성장과 기능에다 주요 초점을 맞춰 도시화를 진행해 온 것이 현실이라는 점이다.

바뀌어야 한다. 다분히 반문화적이었던 지금까지의 도시 조성, 그 과정 말이다. 이제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문화, 환경, 생태적인 것으로 전환해 가야 한다. 또 문제해결 과정에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하고, 비판과 긍정, 반대와 수용 등 서로 상치되는 모든 측면을 포괄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우리보다 앞선 선진도시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통적인 산업보다는 창의력 중심의 문화산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 특유의 문화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문화자원 개발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다양한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서 문화산업이 핵심 기간산업이 될 것이라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도시라는 자랑스러운 수식어가 붙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해진다. 문화 주체성의 기본단위가 개인, 이웃, 지역공동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도시 관련 시설은 이런 기반 위에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 불모상태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지방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다양성을 확보해 가고, 문화적 체험의 기회를 좀 더 폭 넓게 제공하고, 문화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그 가치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정우 천안문학관장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