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살림꾼으로 성장, 챔피언 ‘고투소’ 고승범…“베스트11? 제거 아닌가요?” [김영훈의 슈퍼스타K]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11. 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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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울산HD의 최고의 영입이 될 것 같다. 이적 후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팀의 살림꾼으로 자리 잡으며 등번호 ‘7’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보여준 고승범이다.

울산은 지난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루빅손, 주민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20승 8무 8패(승점68)로 2위 강원(승점 61)을 7점 차로 따돌리며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고승범. 사진=김영훈 기자
3연패다. 새로운 왕조를 세운 울산은 과거 성남FC의 전신인 성남일화천마, 전북현대에 이어 3연패 이상을 거둔 세 번째 팀이 됐다. 주축 선수의 이탈, 예기치 못한 감독 교체 등 우여곡절이 있던 울산이었으나 김판곤 감독 부임 후 빠르게 팀을 재정비하며 다시 선두에 올랐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트로피를 차지하게 됐다.

강원전 후 김판곤 감독은 “오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승을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너무나도 고맙다”라며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늘 감독의 말을 신뢰해 주고 잘 따라줬던 것이 큰 힘이 돼서 극복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울산의 우승에는 수문장 조현우 골키퍼의 몫이 당연 크지만 이적생 고승범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고승범은 이번 시즌 수원삼성을 떠나 울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빠르게 팀 적응을 마쳤고, 왕성한 활동량과 투쟁심을 펼치며 살림꾼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시즌 고승범은 27경기를 소화하며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공격포인트는 아니지만 순도만큼은 높았다. 지난 6월 포항스틸러스전 프리킥 골, 8월 광주FC 원정에서의 결승골,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김천상무와 홈경기에서의 동점골, 직전 포항 원정 선제골, 강원전 루빅손의 선제골을 돕는 어시스트 등 중요한 순간마다 포인트를 올리며 팀을 도왔다.

사진=프로축구연맹
김판곤 감독. 사진=김영훈 기자
사진=프로축구연맹
강원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고승범은 다소 얼떨떨한 듯 우승을 실감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고승범은 “아직 경기들이 남아있다. 실감이 덜 난다. 남은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다면 더 우승이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한시름 덜 수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는 강등, 이번 시즌에는 우승을 경험하는 고승범이다. 너무나도 다른 상황이나 고승범은 말을 아꼈다. 고승범은 “수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민감할 것 같다”라며 “우승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간절함 마음으로 울산에 이적했다. 울산 선수들은 워낙 우승 DNA가 있는 선수들이 많다. 제가 여기서 해야 할 역할은 더 간절한 마음으로 돕는 것이다. 그 부분을 많이 신경 썼었다. 그러다 보니 우승할 수 있게 됐고 시너지 효과가 나왔던 것 같다. 동료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울산에서의 생활에 대해 “아직 개인적으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성장했다는 생각이 크지 않다. 팀을 위해 많이 뛰었으니 이제는 개인적인 능력을 더 많이 발휘하면서 팀에 힘을 불어넣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사진=프로축구연맹
고승범의 별명은 ‘고투소’다. 김판곤 감독이 이탈리아의 수비형 미드필더 젠나로 가투소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며 ‘고승범+가투소’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고승범은 김판곤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감독님께서 많이 기용해 주셔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해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더 간절하게 뛰고, 진짜 가투소처럼 보일 수 있게 더 투지 있게 뛰게 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앞서 주민규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팀원들의 베스트11 투표를 기자들에게 요청했다. 올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고승범 또한 충분히 한자리를 욕심낼 수 있다. 고승범은 이에 대해 “모르겠다. 아직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정말 팀 우승만을 생각했었다. 베스트11까지 고민해 보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어필’을 부탁하자 웃는 얼굴과 함께 “제 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리그 우승을 거머쥔 고승범은 내년 목표를 세워가는 모습이었다. 고승범은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부분에서 흐름을 잘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는 조금 더 포인트적인 부분을 살리고자 한다. 공격적인 부분을 신경 쓰게 되면서 공격포인트를 올려야 팀 성적도 원하는 곳에 올라갈 수 있기에 고민된다”라며 “최대 10개의 공격포인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야 성장할 것 같다”라고 각오했다.

선수단 버스를 맞이하는 처용전사. 사진=김영훈 기자
선수단 버스를 맞이하는 처용전사. 사진=김영훈 기자
고승범은 마지막까지 우승을 위해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고승범은 “매 경기 팬들께서 많이 찾아와주시고 오늘도 궂은 날씨에도 많이들 와주셔서 이렇게 힘을 주셨다. 솔직히 우승을 안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상대에게 압박감도 많이 주셨다. 이런 분위기를 언제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인사했다.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추가 트로피 획득 가능성이 있는 울산이다. 오는 3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 결승전 일정을 앞두고 있다. 리그에 이어 컵대회까지 2관왕에 도전하는 울산이다.

고승범은 “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 리그도 남았지만 ACLE, 코라아컵 경기가 남았다. 우승의 여운은 오늘까지만 느끼고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울산=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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