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분 70% 육박한 HMM, 매각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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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의 정부 측 지분이 70%에 육박했다.
지분 가치도 10조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대기업이 아니면 HMM 인수는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해운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다시 HMM 매각을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HMM 역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해운업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 플랜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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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의 정부 측 지분이 70%에 육박했다. 지분 가치도 10조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대기업이 아니면 HMM 인수는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 대상자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HMM의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지분은 33.73%가, 해진공의 지분은 33.32%가 됐다. 두 기관의 지분을 합치면 67.05%에 달한다.
HMM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3조원 수준이고, 채권단의 지분은 약 9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영구채 약 7200억원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어 내년 만기 시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은 71.69%까지 늘어나고 이 가치는 10조원에 가까워진다.
HMM은 해외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 수출입 화물의 99.7%를 해운업이 책임지고 있고 유사시에 전시 병력과 군수품을 운송해야 하는 해운사를 해외에 판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또 국내 기업 중 10조원 규모의 딜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몇 없다. 그러나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대기업들은 HMM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모두 손사래를 쳤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지분을 일부만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는 인수 후 정부의 입김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지난 매각 협상에서 우선협상자로 지정됐던 하림은 이같은 방안에 대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라며 인수를 포기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최근 HMM 인수 의사를 묻는 질문에 "(매각에 대한) 진정성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라며 "다만 민간 주인을 찾는다는 (해수부의)입장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운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다시 HMM 매각을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도 상황이 급하지 않다. 최근 해운업이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홍해사태 덕에 오히려 호황기를 누리고 있어서다. 산은은 HMM으로부터 올해 1408억원, 해진공은 138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같은 배당 성향이 유지된다면 내년 산은은 2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기대할 수 있다.
HMM 역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해운업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 플랜을 내놨다. HMM은 지난달 2030년까지 선대 확장과 친환경 설비 구축 등에 2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으로 컨테이너 운송을 중심으로 벌크 사업, 통합 물류에도 영역을 확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HMM은 새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기존 디얼라이언스 소속이었던 HMM, 일본 ONE, 대만 양밍이 내년 2월부터 협력하기로 합의한 새로운 동맹으로 유럽 항로에 한해 세계 1위 선사 MSC와 선복 교환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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