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권 제한으로 근대 입헌정치 기초를 다진 무혈혁명 [역사&오늘]

11월 5일, 영국 명예혁명 발발

오라녜 공 빌럼이 영국 토베이에 도착하는 모습. (출처: Hoynck van Papendrecht, J., 회화(1885),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688년 11월 5일, 영국에서 명예혁명이 일어났다, 의회와 네덜란드의 오라녜 공 빌럼이 연합해 제임스 2세를 퇴위시키고 잉글랜드의 윌리엄 3세(오라녜 공 빌럼의 영국식 왕명)로 즉위시킨 사건이다.

명예혁명은 절대왕권에 대한 반발과 종교적 갈등이 주된 배경이다. 영국 왕 제임스 2세는 가톨릭 신자였으며, 프로테스탄트가 다수인 영국에서 가톨릭을 부활시키려고 했다. 또한 의회의 권한을 축소하고 왕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며 절대왕권을 강화하려 했다.

제임스 2세의 정책은 프로테스탄트를 중심으로 한 영국 국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귀족과 상인 계급은 자신의 권익이 위협받는다고 느끼고 반기를 들었다. 네덜란드의 오라녜 공 윌리엄 3세는 영국의 귀족들과 결탁하여 제임스 2세를 몰아내고 왕위에 오르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윌리엄 3세는 군대를 이끌고 영국에 상륙했다. 제임스 2세는 윌리엄 3세의 군대에 맞서 싸우지도 못하고 프랑스로 망명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롭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명예로운 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689년 윌리엄 3세는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왕의 권력을 제한하는 내용의 '권리장전'을 선포했다.

명예혁명은 왕의 절대적인 권력을 제한하고 의회의 권한을 강화해 근대 입헌정치의 기초를 마련했다. 권리장전을 통해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가 보장됐다. 유혈 혁명 없이 평화적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것은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후 많은 국가에서 정치적 변화의 모델로 삼았다.

명예혁명은 영국의 의회 민주주의의 시작일뿐만 아니라 유럽과 세계 각국의 정치 체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혁명, 미국 독립혁명 등 이후 일어난 많은 혁명에 영향을 줬으며, 근대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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