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희망고문" 위례신사선 거듭 유찰…공공 재정투자로 짓는다

이윤희 2024. 11. 5.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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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위례신사선 노선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추진해온 경전철 위례신사선 사업이 사업자를 찾지 못해 결국 최종 유찰됐다. 시는 재정투자 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기로 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 노선이다.

서울시는 사업자를 찾기 위해 2차 재공고(3차 공고)를 진행했지만, 최총 유찰됐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 시는 위례신사선 사업을 재정투자 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대비해 '서울시 제2차 도시 철도망 구축계획'을 추진해 왔다. 이 계획은 위례신사선의 추진을 민간투자사업에서 재정투자사업 방식으로의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는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용역을 빨리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 국토교통부에 제출, 사업 추진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위례신사선을 비롯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경전철 사업이 기약 없이 표류 중이다.

시가 계획한 11개 경전철 노선 가운데 현재 운행 중인 노선은 신림선과 우이신설선 뿐이다. 나머지 노선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사업자를 찾지 못해 공사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사업에서 줄줄이 발을 뺐기 때문이다.

위례신사선은 지난 2014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민간투자사업으로 반영돼 추진됐다.

최초 사업 제안자인 삼성물산이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2016년 손을 뗐고, 시는 2020년 1월 GS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주요 건설출자자들이 참여 포기를 알리며 좌초될 위기다. 시가 건설사업비를 기존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증액하고 공사 기간도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해 재공고에 나섰지만 결국 사업자를 구하지 못했다.

6호선 새절역에서 여의도를 거쳐 2호선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도 우협인 두산건설 컨소시엄의 참여사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이 줄줄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당초 목표였던 2028년 개통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같은 민간투자 사업은 물론이고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재정사업까지 사업비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경전철 재정 사업은 우이방학선·강북횡단선·목동선·면목선·난곡선 등이 있다. 올해 8월부터 진행했던 우이신설연장선(우이방학선) 사업의 시공사 입찰도 최근 중단됐다.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들이 나서지 않아서다.

교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도봉구는 2008년부터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우이방학선 사업을 추진했다. 2011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완료 13년 만인 올해 2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기본 계획 승인을 받았다. 서울시는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착공 시기를 9개월 앞당길 계획이었다. 목표는 내년 착공, 2031년 완공이다.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1호선 방학역을 잇는 총연장 3.93㎞의 노선과 정거장 3개소(방학역 환승 포함)를 건설하는 우이방학선 사업의 총사업비는 4267억원이다. 국비 1559억원, 시비 2708억원 등이 투입될 예정이다.

면목선은 올해 상반기 예타를 통과했지만, 우이방학선처럼 사업자 선정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북횡단선은 지난 6월 기획재정부 예타 심의에서 탈락했다. 상대적으로 25.72㎞의 장거리 노선인 데다 산악 구간을 통과하는 특성상 비용 대비 수요는 적다고 예측됐기 때문이다. 강북횡단선은 청량리역에서 성북구 정릉, 길음, 서대문구 홍제,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 등을 거쳐 양천구 목동역까지 이어지는 경전철이다. 목동선은 양천구 신월동과 2·9호선 당산역을 연결하는 목동선도 예타에서 탈락했다. 관악구 난향동에서 보라매공원을 연결하는 난곡선은 현재 예타가 진행 중이나 통과 전망은 부정적이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원자재 값이 폭등하고 금리 인상기 조달비용이 급증하자 경전철 등 사업 추진 여건이 악화했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경전철은 특성상 6량~10량씩 늘릴 수도 없고 장거리를 운행하지도 않기 때문에 수요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현재와 같이 공사비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는 민자투자 사업이 더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도 없다. 서울시가 앞장서서 한정된 예산 안에서도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노선부터 시의 재정사업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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