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출 받기 어려워진다… 우리은행, 비대면 대출 중단 초강수

잠잠했던 은행권 대출 조이기가 다시 강화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빌딩 앞에 시중은행 ATM기기가 설치됐다./사진=뉴시스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조이기에 돌입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12월8일까지 비대면(WON뱅킹·인터넷뱅킹) 부동산금융상품 가계대출 판매를 일시 제한한다. '우리 주거래 직장인 대출'과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 '우리 스페셜론' 등의 최대 우대금리를 1.7%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조정한다.

'우리 WON플러스 직장인 대출'은 1.5%포인트에서 1.0%포인트, '참군인우대 대출',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은 1.2%포인트에서 0.7%포인트, '시니어플러스 우리 연금대출'은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각각 조정한다.

우량 협약기업 임직원 대출(PPL)의 최대 우대금리는 1.6%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낮춘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9종의 차주별 대출 한도를 연 소득의 최대 150∼200%에서 100% 이내로 제한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일부 중단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월3일부터 가계여신 실수요자 자금 지원 강화를 위해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했다.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이란 소유권이 바뀌는 주택에 대해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것으로 전세 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을 받아 집을 사는 '갭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일부터 한시적으로 주택자금대출 만기를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해 운용키로 했다. 잔금대출과 디딤돌대출, 정책모기지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상호금융권에서도 가계대출 조이기 움직임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쏠리는 '풍선효과'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신협중앙회는 6일부터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 1주택 이상 보유자의 모기지신용보험(MCI) 보증 대출도 제한한다. 다주택자가 타 금융기관에서 수도권 소재 주택을 담보로 받은 대출에 대해 신협에서의 대환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새마을금고도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제한 조치를 예고했다. 다주택자가 수도권 지역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받는 주담대를 중단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의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줄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뿐 아니라 기업대출 등 전결권을 연말까지 중단시켜 영업을 축소하는 은행이 늘고 있다"며 "가까스로 진정된 가계대출 증가세가 언제 다시 과열될지 안심할 수 없어 연말까지 대출 억제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