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도 고급화로 승부… 고성능 전기차 쏟아진다

이영관 기자 2024. 11. 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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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럭셔리 전기차 잇단 출시

고급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거친 배기음과 엔진 소리로 내연차 시대를 상징했던 스포츠카·럭셔리카 업체들이 전기차를 출시하고, 대중적인 완성차 브랜드도 자사의 플래그십(대표) 전기차를 내놓는다. 자동차 업체들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경기 침체에도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친환경차 전환이란 세계적 추세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고 고급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공개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부분 변경 모델(왼쪽). 타이칸은 2020년 출시된 포르셰의 첫 전기차로, 이번이 첫 부분 변경이다. 포르셰는 한국 시장 진출 10주년을 기념해 '타이칸 터보 K-에디션'(오른쪽)도 출시했다. 바다, 곤룡포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와 자연에서 착안해 5개 색상을 내놨고, 각 10대씩 한정 판매했다. 차 내·외관에 '타이칸'을 한글로 표시한 인장도 찍혀 있다. /포르셰

◇포르셰 타이칸 부분변경 모델 출시

포르셰는 지난 8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2020년 출시된 포르셰의 첫 전기차로, 이번이 첫 부분변경이다. 기본 모델 가격이 1억2990만원부터 시작하며, 성능은 크게 개선됐다. 기본 모델 기준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8초로, 이전보다 0.6초 줄었다. 더 높은 성능을 지닌 ‘타이칸 터보S’는 제로백이 이전보다 0.4초 줄어든 2.4초다.

또, 신형 타이칸은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최대 500㎞에 이른다. 기존(303㎞) 대비 65% 안팎 늘어난 수치다. 배터리 용량을 키웠고, 후륜 모터 무게를 기존보다 10kg 안팎 가볍게 제작해 주행 효율성을 높였다. 배터리 용량은 늘었지만,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줄었다. 약 18분이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외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줄인 덕분에 충전 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또 포르셰는 지난 6월에는 두 번째 전기차이자, SUV로는 첫 전기차인 ‘마칸 일렉트릭’을 국내에 공개했으며, 연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마세라티의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 /마세라티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지난달 16일 국내에서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를 공개했다. 마세라티의 첫 전기차로, 한 번 충전해 최대 500㎞를 달릴 수 있다. 105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 최고 출력 410kW(킬로와트), 최고 시속 220㎞를 낼 수 있다. 같은 모델 내연차 대비 실내 공간이 넓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폴고레는 ‘번개’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전기차에서도 마세라티 특유의 퍼포먼스와 성능, 사운드 등 매력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중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오던 완성차 업체들도 최근 플래그십 전기차를 출시하며 고급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격화시키는 가운데, 거꾸로 고급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우디는 지난 6월 대형 전기 SUV ‘Q8 e-트론’을 출시했다. 아우디의 첫 전기차였던 SUV ‘e-트론’을 부분변경하면서, 플래그십에 붙이는 숫자인 ‘8’과 SUV를 뜻하는 ‘Q’를 새로 붙였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전기차로 삼겠다는 의미다. 기본 모델인 ‘Q8 50 e-트론 콰트로’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복합 기준 298㎞, 시작 가격은 1억원이 넘는다.

아우디의 전기 SUV 'Q8 e-트론'. /아우디

현대차는 첫 대형 전기 SUV이자 플래그십 전기차인 ‘아이오닉 9’을 이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에 이어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로 제작되는 세 번째 모델이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는 차량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곡선 라인이 두드러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주요 코너와 루프 라인을 매끄러운 곡선 형상으로 처리,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하는 동시에 공력 성능 향상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전기차, 고급차 장점 극대화”

업계에선 전기차가 고급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급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크다고 본다. 전기차는 엔진 대신 모터로 달리기 때문에 소음이 덜하고, 내연차 대비 부품이 30~40% 안팎 적어 실내 공간은 더 넓다. 주행 성능 면에서 가속·감속 시 반응 속도가 내연차보다 빠른 것도 장점이다. 속도감이 중요한 스포츠카에서도 전기차는 유용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카 업체들은 주요 수요층이 내연차의 거친 주행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동안 쉽게 전기차로 바꾸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전기차가 어느 정도 보급되며 익숙해졌고, 전기차가 가진 강점이 부각되면서 이른바 고급 전기차를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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