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물 또 빠졌나… 껌 소비 다시 ‘내리막’
내리막길을 걷던 껌이 코로나 이후 재기를 노렸지만 반짝 인기에 그치고 말았다. 국내 껌 소비는 마스크가 일상이 된 코로나 팬데믹 때 바닥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전환된 후인 지난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타다 올해 들어 다시 하락세다. 껌을 많이 씹으면 얼굴형이 변한다는 속설이나, 젤리·사탕 같은 다른 먹거리가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위기의 껌 제조사들은 졸음껌, 금연껌 같은 특수 기능 껌으로 반등을 노리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껌‧캔디‧젤리 세 품목 중 껌의 판매 비율은 2019년 20.4%에서 2022년 11.2%까지 줄었다. 그러다 작년 11.9%로 반짝 늘었다가 올해(1~10월) 다시 11.4%로 줄어들었다. 편의점 CU에서도 세 품목 중 껌 매출 비율은 2022년 12.3%에서 지난해 13.3%로 소폭 늘었다가 올해 다시 12.1%로 감소세를 보였다.
껌 시장이 축소되자, 정부는 지난 30여 년간 껌 판매가의 1.8%만큼 부과해 온 환경부담금을 지난 7월부터 폐지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껌 소비가 줄고 옛날만큼 길바닥에 껌을 씹고 버리는 사람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작년 한 해 정부가 거둬들인 껌 환경부담금은 20억2600만원이었다. 롯데와 해태 등 제조사는 부담금이 제조원가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폐지됐다고 해서 껌 가격을 내리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도 껌은 내리막길이다. 지난 3월 일본의 식품 회사 메이지는 26년간 판매해 오던 껌 ‘키시릿슈’ ‘쁘띠껌’의 판매를 종료했다. 메이지는 2022년 껌 매출이 20억엔(약 180억원)으로 가장 잘 팔린 2007년 260억엔(약 2347억원)에 비해 92% 감소했다. 에자키구리코의 ‘키스민트’, 크라시에후즈의 ‘하미가키껌’ 등 20년 이상 판매돼 온 껌 제품도 단종됐다. 스피아민트, 쥬시후르츠 같은 브랜드로 세계 껌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위글리는 최근 독일에서 껌 생산을 중단했다.
그나마 졸음 방지·금연용 등 기능성 껌들은 성장세를 보인다. 국내 껌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올해 껌 종류별 매출 순위에서 1위는 부동의 자일리톨이었지만, 2위는 졸음번쩍껌이 후라보노를 제치고 차지했다. 졸음번쩍껌 판매 비율은 2019년 전체의 5%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16%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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