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투세 폐지” 밝힌 李 대표, ‘먹사니즘’ 진정성 보이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1일로 예정됐던 금투세 시행을 58일 앞두고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1.8%p, 코스닥은 3.4%p 상승했다. 금투세 시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만큼 한국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뜻이다.
금투세 도입을 포함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최근까지도 친야(親野) 시민단체 등은 금투세 강행을 주장해 왔다. 그런데도 폐지에 동의한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투자에 기대고 있는 1500만명의 주식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해 지난달 ‘집권플랜본부’까지 발족한 마당에, ‘민주당이 주가 다 떨어뜨린다’는 불만을 무시하고 갈 수는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인공지능)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고, 민주당과 글로벌 AI 기업의 정책간담회도 가졌다. 대통령과 여당이 내홍에 빠져있는 동안 ‘경제’와 ‘미래 산업’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정치인이 이런 계산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이 대표가 국회를 장악한 거대 야당의 대표로서 국정 운영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주말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 대부분을 이끌고 서울역 앞에서 장외 집회를 열었다. 표면적으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였지만, 이 대표는 “촛불혁명”과 “심판”을 언급했다. 이달 중으로 다가온 자신의 선거법과 위증 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대통령 탄핵 여론을 불러일으키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주말에는 장외에서 정부를 흔들면서, 주중에 경제 관련 행사를 몇 개 한다고 곧 수권 자격을 보여주는 것이 될 수는 없다.
이 대표가 이날 AI 서밋에 참석했지만 국회에 AI기본법은 지금도 잠자고 있다. 반도체특별법 제정도 아직 안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성장 회복과 지속 성장이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했다.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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