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92] 수능을 앞둔 마음가짐, 지나친 긍정은 독이 된다
다음 주 수능이다. 큰 시험을 앞두고 기대 목표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면 좋을까.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학생들에게 한 학기에 여러 시험을 치르기 전 성적을 예측하게 했다. 그런데 예측보다 ‘성적이 덜 나온 학생들’보다 ‘성적이 더 잘 나온 학생들’에서 오류를 학습해 다시 미래를 예측할 때 정확도가 더 많이 향상됐다는 것이다. 성적이 예상보다 안 나온 학생들은 ‘이번엔 운이 좋지 않았어, 다음엔 잘 나오겠지’ 같은 낙관적인 편견이 학습을 방해해 미래 예측 정확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낙관적이니 마음은 편할 것 같은데 오히려 이런 경향이 미래 예측 정확도를 떨어뜨리고, 부정적인 피드백에 대한 거부감과 미래 불안을 증가시켜 오히려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기에 좌절하지 않고 버티게 하고 심지어는 성장을 이루게 하는 중요한 심리 키워드가 회복 탄력성이다. 회복 탄력이란 단어도 피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지만 그 회복 탄력에 핵심적인 요소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그런데 ‘다 잘될 거야, 걱정하지 마’는 긍정이 아닌 왜곡된 낙관적 사고다. 이런 사고 방식은 현재의 불안을 반영하고 또 미래의 불안을 더 증폭시킨다.
긍정은 현실의 불안 요소를 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이다. 그 불안이 나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불안이란 시그널에서 요긴한 정보만 받아들여 위기 요소를 극복할 계획을 세워 실제적인 행동을 취하고 현실적인 미래 예측을 하는 것이 긍정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게 ‘긍정’ 마인드셋을 적용해 보자. 우선 시험 결과에 불안을 느끼는 것은 마음이 유리 멘털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것이 긍정이다. 그리고 그 불안을 찍어 누르거나 없애는 것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감정에 거리를 두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과도한 낙관적 사고로 자신의 마음을 더 힘들게 하지 말고 가벼운 산책, 음악, 친구와의 소통 등 적절한 휴식 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 또한 야행성으로 공부를 했던 스타일이라면 수면 시간을 당겨 수능 날 뇌의 각성 상태가 최상이 되도록 행동을 하는 것이 긍정이다.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올지 한번 냉정하게 예상하는 것도 권해 본다. 큰 시험일수록 긴장감 때문에 평소 실력이 다 나오기 어렵다. 과도하게 낙관하는 것보단 냉정하게 예상하는 것이 마음을 비우게 만든다. 그러면 역설적으로 시험 불안을 줄일 수 있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이 나오는 긍정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수험생과 수험생 부모님들께 미리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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