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에게 확고한 쇄신 의지 보여주길 [사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급락과 그에 따른 쇄신 요구가 거세지자 오는 7일 기자회견을 결정했다. 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주제 제한 없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설명한다고 한다. 지난주 19%(한국갤럽 기준)로 급락한 지지율을 받아든 윤 대통령이 세간의 의혹과 대응 방안을 밝힐 자리를 서둘러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의혹을 가감 없이 털어낸다는 각오로 사건 경위부터 향후 쇄신책까지 소상히 밝히길 바란다. 김건희 여사나 명태균 녹음 파일 의혹 등을 놓고 변명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사과도 해서 추가적인 의혹과 분란 발생을 막아야 한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결단은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몇 가지 쇄신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 호응한 것이어서 더 고무적이다. 여당의 쇄신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이 즉각 호응함으로써 모처럼 당정 간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참모진 전면 개편과 개각 단행,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즉시 중단 등도 꺼냈다.

한 대표도 말했듯이 지금은 민심에 부합한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차일피일 대책을 미룰수록 오만한 집권 세력으로 비쳐 국민 불신은 더 커질 수 있다. 윤 대통령도 지지율 급락 등 민심 이반이 심각한 데다 국정 쇄신 요구가 분출하자 입장 표명을 더 늦추긴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더욱이 야권이 김 여사 특검과 함께 대통령 탄핵, 임기 단축 개헌까지 거론하며 총공세 중임을 감안하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여당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쇄신방안을 듣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최근 여당 내분 양상을 보면 '보수 공멸' 우려가 기우로만 들리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약속한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과 함께 일부 수석·장관 교체 등 가능한 일부터 속도를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확고한 쇄신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