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회장 "인간 의사가 모르는 질병, AI는 알고 있다"

윤수현 기자 2024. 11. 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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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브로크만 회장, SK AI 서밋에서 "각 정부 AI 투자 나서야"
최태원 SK 회장 "데이터 확보가 AI 경쟁 변수… 지원 강화하겠다"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참여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언젠가는 AI가 인간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 오픈AI의 그렉 브로크만(Greg Brockman) 회장이 AI가 언젠가 인간을 넘어서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전 인류가 AI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AI가 인간을 완벽히 대체하긴 힘들지만, 머지않아 AI가 인간의 수준을 넘어서는 사고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AI의 발전을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소요되는 데이터센터 건립 등 갖춰야 할 제반 사항이 많다. 이를 위해 브로크만 회장은 각 정부가 AI 관련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AI의 미래>를 주제로 이준표 소프트뱅크 벤처스 아시아(SBVA) 대표와 대담을 진행했다. 브로크만 회장은 AI가 전 인류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픈AI 회장 “챗GPT로 질병 확인도… 기후변화 문제 해결 나설 것”

대표적으로 의료 분야가 있다. 브로크만 회장은 최근 자신의 배우자가 희귀 유전병 진단을 받았다면서 “이 병에 대해 조사를 했더니,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의사들은 자기의 전문 분야만 확인할 수밖에 없다. 몸 전체를 확인하진 않는다”며 “AI는 사람보다 더 정밀하게 병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챗GPT에 자신의 증상을 물어 질병을 확인했다고 하는 이용자도 있다”고 했다.

브로크만 회장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가 AI에 원하는 건 빠르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 논리를 파고드는 답변이다. AI가 퓰리처상을 타거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긴 힘들지만, 궁극적으로 논리적인 답변이 나올 수 있도록 AI가 사고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브로크만 회장은 “향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때도 AI가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크만 회장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로크만 회장은 “챗GPT4는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지만, 일부 분야에선 인간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성적으로 답변을 하는 등 분야에선 뒤처지는 부분이 있다”면서 “언젠가는 AI가 인간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다만 그런 순간은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AI 상용화를 위해선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지만 전력 수급 문제도 뒤따른다. 브로크만 회장은 “AI를 운용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에서 이 부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점차 AI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전력 또한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브로크만 회장은 “AI를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각 정부가 AI 투자에 나선다면 전 세계가 혜택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상용화에 따라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브로크만 회장은 “AI에 따라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반대로 AI가 고용시장에 극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도 하다. 컴퓨터 때문에 단순 서류작업을 하는 직업은 줄었지만 반대로 SNS 인플루언서가 늘어난 것처럼, AI도 산업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고 했다.

브로크만 회장은 소버린AI(sovereignAI, 국가가 자국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AI)가 전체 AI 판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로크만 회장은 “각국은 (소버린AI를 통해) 국민에게 영향을 끼치는 AI 시스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국가가 데이터 정교화는 물론 데이터센터도 통제해야 하는데, 결국 이 모든 것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이 꼽은 AI 걸림돌은 비즈니스 모델·데이터센터 전력

키노트 발표를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활성화를 위해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반도체·데이터센터 운영 전력 확보 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AI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시장에선 AI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AI를 위해선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식 원자력) 회사인 테라파워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LLM(Large Language Model, 대규모 언어 모델)은 막대한 연산 작업을 하기에 뛰어난 GPU가 필수적”이라며 GPU 업계 1위인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CEO가 자신에게 새 HBM 공급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히면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에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젠슨 황 CEO는 영상을 보내 “초기 AI는 텍스트 생성에 집중돼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큰 메모리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최태원 회장은 데이터 품질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래에는 누가 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지가 AI 경쟁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선순환에 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지원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해 한국형 소버린 AI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내 지역 거점에 100MW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향후 전력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유 대표는 수도권에 있는 가산 데이터센터를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유 대표는 “새로운 미래를 정부, 지자체, 기업이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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