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UNRWA 관련 유엔협정 탈퇴 발표···퇴출 수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대표적인 구호기구인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를 자국에서 퇴출하기 위해 관련 유엔 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의 명령에 따라 필레몬 양 유엔총회의장에게 UNRWA의 활동을 허용하는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유엔에 통보했다.
카츠 장관은 “테러조직 하마스는 UNRWA에 깊이 침투해 있다”며 “지난해 10월7일 학살에 가담한 직원과 하마스 대원이 다수 소속된 UNRWA는 가자지구의 문제의 요소일 뿐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은 하마스 대원이 UNRWA에서 일하고 시설을 악용하는 것에 대한 많은 증거에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은 국민 안전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 허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츠 장관은 “UNRWA가 대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도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대부분이 다른 기관에서 이뤄지고 있고 UNRWA를 통하는 비율은 1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지킬 것이며,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테러리즘에 오염되지 않은 유엔 및 국제기구와 계속 협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UNRWA는 1948년 1차 중동전쟁 때 팔레스타인 피란민 70만명을 지원하고자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이번 탈퇴 통보는 1967년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UNRWA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상대로 구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협정이 체결된 지 57년 만이다. 이번 조처에 따라 UNRWA는 이스라엘의 법이 발효되는 내년 1월15일부터 구호 활동이 전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유럽연합(EU) 전문매체 옵서버는 전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지난달 28일 동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UNRWA의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자국을 기습공격한 무장대원 중 UNRWA 직원 일부가 포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UNRWA 퇴출에 강력히 반대해온 EU는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EU간 협정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할 때가 올 것’이라는 목소리를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UNRWA를 쫓아낼 경우 EU-이스라엘 교역의 기반이 된 협정을 무효로 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2000년 체결된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은 EU와 이스라엘 간 양자 간 관계의 법적 기반을 담은 협정이다. 이 협정은 상호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한다는 내용으로,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2022년 기준 이스라엘의 전체 교역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28.8%로 1위를 차지해 협정 무효화는 이스라엘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EU 회원국 아일랜드는 이 협정 2조에 ‘양자 간 협력이 인권존중, 민주적 원칙에 기초한다’고 명시됐다는 점을 근거로 이스라엘과 협정 재검토를 요구하기도 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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