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사망”…‘점자’ 없는 위험 식품
[KBS 부산] [앵커]
오늘(4일)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눈이나 다름없는 '한글 점자' 탄생을 기념하는 제98회 '한글 점자의 날'입니다.
그런데 위험 식품에 점자가 없는 경우가 많아 시각장애인들이 위험에 처하거나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한 80대 시각장애인 여성이 술에 취한 70대 이웃에게 '식용 빙초산' 하나를 건넸습니다.
촉감이 비슷한 비타민 음료와 착각하고 선의로 건넨 겁니다.
하지만 빙초산을 먹은 이 남성은 구토하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인근에 사는) 아파트 아저씨가 이발하러 오니까, 막 변기를 붙들고 막 피를 토하고 있길래 물어보니까 이거(식용 빙초산) 먹고 그랬다고…."]
울산지방법원은 피해자 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참작한다"며 여성에게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고는 식용 빙초산에 위험성을 알려주는 점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빚어진 일입니다.
취재진이 직접 구매한 식용 빙초산에는 직접 섭취하거나 음용하지 말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점자는 없습니다.
위험 식품이지만 시각장애인은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윤현경/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울산지부 집행위원장 : "시각장애인에게 그것(위험성)을 알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제품을 만들어 낸 기업과, 그것을 강제하도록 정책적인·제도적인 보완을 미처 하지 못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가…."]
식품의 점자 표시를 명시한 법률에도 '점자 표시를 할 수 있다'고만 되어있습니다.
강제 규정이 아니다 보니 주요 식품 가운데 10개 중 6개에는 점자 표기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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