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또 폐어구 걸려 죽어…바다거북 지옥 된 제주
[KBS 제주] [앵커]
제주에서 최근 폐어구에 걸려 죽은 바다거북이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2021년 이후 제주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것만 벌써 120마리가 넘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그물! 그물! 그물 확인."]
바다에 떠 있는 커다란 거북.
해경 대원이 거센 물살을 헤치고 접근합니다.
길이 1.5m에 달하는 국제 멸종위기종 붉은바다거북입니다.
물속에서 거북을 옭아매던 그물을 떼고, 밧줄을 매달아 육상으로 옮겼지만 이미 죽은 상태였습니다.
[강성우/서귀포해경 서귀포파출소 : "어선에서 쓰이는 자망 그물이었는데요. 자망 그물이 입 주위와 목, 지느러미에 다 붙어 있어서 상처가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갯바위에 버려진 폐어구 속에서 거북의 앞다리가 보입니다.
몸무게 7.1kg, 길이 44cm의 어린 매부리바다거북입니다.
폐어구와 바위에 긁혀 얼굴 곳곳이 벗겨지고, 앞다리는 낚싯줄에 감겨 절단되기 직전에 구조됐습니다.
이 거북은 전문 구조·치료기관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폐사했습니다.
[홍원희/아쿠아플라넷 제주 수의사 : "양쪽 팔에 괴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고요. 한쪽은 아예 팔 근육에 회복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어 보였고 다른 한쪽도 많이 손상된 것으로."]
최근 열흘 사이에 중문 등 서귀포 해안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만 4마리.
지난달 17일에는 서귀포시 주상절리 인근 해상에서 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이 해경에 극적으로 구조돼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제주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은 120마리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25%에 달하는 30여 마리의 몸에서 폐어구가 발견됐습니다.
폐어구 피해를 막기 위한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조하연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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