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마음의 ‘생활 쓰레기’도 방치하면 썩는다

기자 2024. 11. 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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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정신건강 문제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2022년에 국내 우울증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으며 지난해 우울증 환자 수는 100만744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75만2976명)보다 32.9% 급증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여성과 젊은층에서 우울증 진료 비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1.1명)의 2배가 넘는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자살 원인 중 정신적인 문제가 39.8%로 가장 많았고, 경제(24.2%), 질병(17.7%)이 그 뒤를 잇는다고 밝힌 바 있다. 우울증은 개인의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비용을 초래하는 마음의 병인 것이다.

우울증은 크고 작은 실패가 대안 없이 반복되어 다른 사람의 눈을 맞추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하고 에너지가 소진되어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우울한 사람들은 작은 것조차 실패하는 자신을 책망하고 사회로부터 스스로를 소외시킨다.

우울증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하지만,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스트레스, 대인관계 문제, 사회적 고립 등이 우울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생활 쓰레기는 가족, 친구, 동료 등과 함께 생활하면서 생기는 분노, 섭섭함, 억울함, 답답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마음 한구석에 처박아 놓으면 썩기 시작하고 냄새가 나며 병을 일으킨다.

마음의 쓰레기를 청소하려면 먼저 부정적인 잔여물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가족에게 짜증나는 것도, 주변 사람들에게 생기는 섭섭함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발생한 마음의 쓰레기는 방치하지 말고 그때그때 청소해야 한다. 일기를 써서 청소할 것인지, 산책이나 운동을 해서 청소할 것인지, 가까운 사람과 속이야기를 해서 청소할 것인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반복되는 쓰레기 발생은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공공, 민간 등 다양한 심리상담센터에서 마음의 생활 쓰레기를 청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국상담심리학회만 해도 잘 훈련된 2000여명의 1급 상담심리사와 6000여명의 2급 상담심리사가 심리상담센터에서 사람들의 마음의 쓰레기 청소를 돕고 있다.

심리 상담은 건강하게 열심히 생활한 사람들이 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받는 서비스다. 마음의 청소를 늘 규칙적으로 하여 건강을 도모하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금명자 한국상담심리학회 이사장

금명자 한국상담심리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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