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뛰고 싶은데…마음을 몰라주네

이정호 기자 2024. 11. 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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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토트넘 손흥민이 3일 애스턴 빌라와의 EPL 10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11분 교체되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다독임도 외면한 채 벤치로 향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손, 부상 복귀전 ‘시즌 3호 도움’ 후
후반 11분 교체되자 ‘이례적 분노’
감독 “쏘니 55분만 뛰기로 계획…
앞으로 남은 경기 많아 계속 필요”

역시 손흥민(토트넘)의 존재감은 컸다.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 후유증을 털고 3경기 만에 컴백과 함께 시즌 3호 도움을 올렸다. 앞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4경기 만의 복귀전에서 골을 추가한 데 이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손흥민은 3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초반 브레넌 존슨의 동점 골을 돕는 깔끔한 패스를 성공시켰다.

전반전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듯했던 손흥민은 0-1로 뒤지던 후반 4분 일대일로 맞은 왼쪽 측면 돌파 상황에서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다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반대편에서 쇄도한 존슨의 오른발 슈팅에 정확하게 연결됐다.

이 골이 경기의 분수령이 됐다. 토트넘은 이후 도미닉 솔란케의 멀티 골, 제임스 매디슨의 프리킥 쐐기 골을 더해 애스턴 빌라에 4-1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1-1이던 후반 11분 손흥민을 빼고 히샤를리송을 투입했다. 팽팽한 승부에서 팀의 가장 확실한 ‘해결사’를 빼는 예상치 못한 교체카드였다. 손흥민도 벤치의 교체 사인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제스처를 취했다.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손흥민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닥였지만, 손흥민은 그대로 지나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뒤 “경기 진행과 상관없이 (손흥민을) 55분 정도만 뛰게 하려고 했다. 그 이상을 뛸 수 없는 상태”라며 계획된 교체였음을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9월 말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쳤고, 3주가량 휴식 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 출전해 골을 기록했지만 다시 통증을 느껴 2경기 더 빠진 상태였다. 현지에서는 그라운드에서 늘 밝은 모습을 보여왔던 손흥민의 이례적인 분노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중계 화면에도 분을 삭이지 못한 손흥민의 제스처가 여러 번 포착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처럼 계획된 교체였다면, 베테랑 선수인 손흥민과 계획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리그 상위권 경쟁 상대인 애스턴 빌라와의 중요한 경기, 타이트한 경기 상황과 맞물려 손흥민에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 축구인은 “종종 감독과 손흥민과 같은 베테랑 선수 사이에는 교체 이슈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손흥민도 더 뛰고, 해결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결국에는 부상과 관련해서는 선수 몸상태에 대한 모든 보고를 받고 판단하는 감독 생각이 옳지 않겠나”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가장 긍정적인 점은 손흥민이 팀 승리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점”이라며 “손흥민의 훌륭한 패스로 동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경기가 많이 남아 있고, 우리는 손흥민이 필요하다”는 말로 손흥민을 위로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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