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들인 인천 상상플랫폼 평일에 가보니 전시관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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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평일에는 사람이 거의 없죠."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인천 내항 1·8부두에 있는 상상플랫폼의 뮤지엄엘 전시관.
엘지헬로비전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말해줄 수 없지만 실적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모나리자 미디어아트 등 뮤지엄엘이 의미 있는 출발을 했다. 상상플랫폼 주변 등 여건이 완성된 단계가 아니고, 내년에 신규 전시를 선보이며 인천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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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평일에는 사람이 거의 없죠.”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인천 내항 1·8부두에 있는 상상플랫폼의 뮤지엄엘 전시관. 3개 전시가 진행 중이었지만, 발매창구 앞은 이따금 단체 관람객이 왔을 때를 제외하면 먼지만 날릴 뿐이었다. 표를 끊고 전시관 내부로 들어가면서 검표원에게 관람객 수를 묻자, 그는 “평일엔 적지만, 주말에는 300~400명 정도 관람하러 온다”고 말했다. 전시관 내부에는 연인 한쌍만이 있었다.
인천시는 1978년 만들어진 낡은 곡물 창고를 리모델링해 지난 7월19일 상상플랫폼을 개관했다. 낙후한 원도심인 인천 중·동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물포 르네상스’의 마중물 사업이다. 국비와 시비를 합쳐 사업비 약 1000억원이 들었고, 유정복 인천시장이 2022년 7월 당시 공사 중이던 이곳에서 시장 취임식을 했을 정도로 인천시의 역점 사업이었다.
인천시는올해 50만명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해당 공간을 출자받아 운영하는 인천관광공사가 공식 발표한 상상플랫폼 방문객 수는 9월까지 26만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수치를 뜯어보면, 상상플랫폼이 제물포 르네상스의 마중물 구실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만명 중 16만명은 인천시가 상상플랫폼을 홍보하기 위해 정식 개관 전에 진행한 맥강축제 참여자 등을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상상플랫폼과 관계없이 관 주도의 행사에 온 관람객이라는 의미다. 나머지 10만명은 상상플랫폼 경비노동자가 지난 8~9월 건물 내부로 들어온 방문객의 수를 세고, 입점업체에서 자료를 공유받아 나온 수치인데, 이 중에도 제물포 웨이브 마켓 등 상상플랫폼 내부에서 진행된 행사 참여자가 포함됐다. 실질적인 상상플랫폼 방문객은 10만명에 못 미치는 셈이다.
방문객이 저조한 이유는 상상플랫폼만이 가지는 차별점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상상플랫폼은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사적 공간과 30%의 공적 공간으로 구분된다. 사적 공간에는 엘지(LG)헬로비전이 미디어아트를 전시하는 뮤지엄엘 전시관 3곳과 베이커리 카페 2곳, 사후면세점 1곳 등이 들어섰다. 뮤지엄엘을 제외하면 다른 문화 소비 공간과 차별점이 없는 셈이다. 주말에 뮤지엄엘을 찾는 방문자도 1000~1500명 수준이다.
이 밖에 상상플랫폼 운영 계획에 비해 현재 운영 계획이 단조로워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애초 사적 공간에는 미술관과 공연장, 체험시설 등이 있는 대규모 복합 공간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계획을 세웠던 민간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시설 활용 계획이 변경됐다. 공적 공간 운영 계획도 공방 12개와 소공연장 1개를 운영하려던 것에서 인천관광공사의 사옥으로 변경됐다.
엘지헬로비전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말해줄 수 없지만 실적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모나리자 미디어아트 등 뮤지엄엘이 의미 있는 출발을 했다. 상상플랫폼 주변 등 여건이 완성된 단계가 아니고, 내년에 신규 전시를 선보이며 인천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상상플랫폼을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엘지헬로비전에 관련 전시를 요청하고 있다”며 “내년도에 인천시교육청이 인공지능(AI) 관련 교육센터를 만든다면 더 많은 방문객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방은 상상플랫폼 리모델링이 늦어지면서 공방 2곳만 실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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