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97> SNL 코리아 시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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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쿠팡플레이에서 방영하던 'SNL 코리아 시즌6'이 호스트 진선규 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불편함의 종류가 나날이 디테일하게 증식되는 이 시대에 누군가를 웃긴다는 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것 같다.
한때 코미디와 힙합의 경계에 서서 활동한 힙합 듀오 맨스티어의 노래 제목을 빌리자면,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 앉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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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쿠팡플레이에서 방영하던 ‘SNL 코리아 시즌6’이 호스트 진선규 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코미디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다. 여느 한국 코미디처럼 비슷한 패턴과 유행어가 반복되고 이미 인터넷에서 유행한 밈을 한 발 늦게 열심히 재현하는 모습이 아쉽지만, 아슬아슬하게 모험하듯 수위를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코미디언들을 응원하는 맘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람을 웃기는 건 어렵고 위험한 일이다. 불편함의 종류가 나날이 디테일하게 증식되는 이 시대에 누군가를 웃긴다는 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것 같다. 그저 웃기려 했으나 숱하게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이 반복되니, 지금의 코미디는 서커스 같은 긴장감도 있다. 영화배우 김의성이 호스트로 나왔을 땐 국감에 나타난 뉴진스의 하니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을 패러디해 열화와 같은 비난을 받았다. 논란을 무릅쓰고 그래도 웃기는 데 성공했다면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코미디는 현실보다 웃기진 못했다.
경상도 네이티브 스피커인 나조차 알아듣기 힘든 억센 경상도 억양 국회의원의 장황한 질문을 이해 못하는 하니 모습과 역사왜곡 운운하며 노벨문학상 수상에 항의하는 이들이 실제 존재하는 현실에서 그래도 예상 가능한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날카로운 풍자를 포기하고 겨우 흉내를 낼 수밖에 없었지만 결국 지탄을 피할 수 없었다.
정작 패러디 당사자들은 어떤 내색도 하지 않았다. 짐작건대, 지금도 많은 밈을 탄생시키고 있는 하니에겐 그저 일상적 현상이었을 테고, 한강에겐 생소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소설가가 밈으로 패러디되는 것 자체가 생소한 일이긴 했다. 문학·소설이란 어휘 자체가 생소하게 느껴지던 한국에서 소설가 패러디는 오히려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본다.
어떻게 표현하든 늘 불편한 사람은 존재할 것이다. 한순간 그 모든 불편함이 사라질 리도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웃기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길 바란다. 한때 코미디와 힙합의 경계에 서서 활동한 힙합 듀오 맨스티어의 노래 제목을 빌리자면,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 앉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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